숨이 턱, 전국이 ‘불쾌한 날’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7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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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18일 불쾌지수 ‘매우 높음’


전국에 ‘가마솥더위’가 이어지면서 16일 서울에는 올해 첫 폭염경보가 내려졌다.

기상청은 이날 오전 11시를 기해 서울과 경기 광명, 강원 횡성 등 일부 지역에 폭염경보를 발령했다. 폭염경보는 하루 최고 기온이 35도 이상인 날이 이틀 이상 계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내린다. 서울은 35.5도(현충원 지점 기준)로 올해 최고 기온을 경신했고, 경북 영천시 신령면은 38.3도로 전국에서 가장 더웠다. ‘대프리카’(대구+아프리카)로 불리는 대구도 37.5도(신암 지점)까지 올랐다.

냉방기 가동이 급증하면서 이날 오후 한때 최대 전력수요가 여름철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력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오후 2시 반 전력수요는 약 8530만 kW(킬로와트)로 종전 여름철 최고치 기록(2016년 6월의 8518만 kW)을 갈아 치웠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아직은 전력 예비율이 10%대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어 안정적인 전력 수급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높은 기온과 습도로 이날 전국 대부분 지역의 불쾌지수는 80을 넘는 ‘매우 높음’ 수준을 나타냈다. 17, 18일에도 서울 한낮 기온이 34도를 넘어갈 것으로 예측되는 등 전국 대부분 지역의 낮 기온이 30도를 훌쩍 넘고 습도는 50% 이상일 것으로 보인다. 보통 하루 중 불쾌지수가 가장 높은 오후 3시 불쾌지수 예보에 따르면 17일과 18일 모두 5개 기초지방자치단체 지역을 제외하고는 전국이 모두 매우 높음 수준이었다. 26일까지는 비 없이 맑고 더운 날씨가 예보돼 한동안 이런 ‘불쾌함’은 전국적으로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온도와 습도에 따른 불쾌지수는 아무래도 한여름에 높아질 수밖에 없다. 기온이 올라가면 교감신경계가 체온 조절을 하기 위해 긴장하게 되는데 이 때문에 불쾌감이 생긴다. 나해란 여의도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몸의 긴장이 계속되면 스트레스에 취약해지고 예민한 사람들은 성격이 더욱 날카롭게 변하기 쉽다”고 말했다.

실제로 불쾌지수가 높은 여름철에 112 민원신고가 많이 발생하거나 사건 사고가 늘어난다는 분석이 있다. 도로교통공단은 2016년까지 5년간 휴가철(7월 16일∼8월 31일) 교통사고 특성을 분석한 결과, 불쾌지수가 ‘매우 높음’인 날 교통사고가 13% 더 일어났다고 밝혔다. 전홍진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차 안의 온도가 올라가면 숨쉬기 답답해지고 불쾌지수가 올라 평소보다 집중력이 흐트러지고 과속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일사량이 많은 오후(낮 12시∼오후 3시)에는 가급적 실외 활동을 삼가고 적정 온·습도가 유지되는 실내에서 지내라고 권한다. 그렇다고 종일 실내에서 지내거나 외부 활동을 하지 않으면 역효과가 날 수 있다. 나 교수는 “흔히 우울증은 가을과 겨울에 많이 걸린다고 생각하지만 더위 때문에 무기력해지고 입맛이 없어지는 여름에 ‘비전형적 우울증’에 걸리는 환자도 적지 않다”며 “아침저녁 비교적 덜 더울 때 적당한 외부 생활로 신선한 공기를 쐬고 열대야에도 숙면을 취할 수 있도록 간단한 신체활동을 해야 오히려 덜 불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충분한 물과 건강한 음식을 섭취하는 것도 중요하다. 카페인이 들어간 음료나 주류는 마시지 않아야 한다. 휴식은 길게 한 번 쉬기보다는 자주 짧게 쉬고 점심시간을 이용해 10∼15분 낮잠을 자는 게 더 좋다. 김종우 강동경희대병원 한방신경정신과 교수는 “자신의 취미나 운동을 찾고 자꾸 덥다고 생각하기보다는 잠시 휴식을 취하며 ‘더위를 극복했다’고 긍정적인 생각을 하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미지 image@donga.com / 세종=이새샘 기자 / 한성희 인턴기자 한양대 경영학부 4학년
#날씨#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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