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유족 “어린이집 차량사고, 어른들 무책임·나태 속에 아이들 희생”

  • 동아닷컴
  • 입력 2018년 7월 19일 11시 14분


사진=‘유민아빠’ 김영오 씨 페이스북
사진=‘유민아빠’ 김영오 씨 페이스북
약 4년 전 세월호 참사로 딸을 잃은 고(故) 김유민 양의 아버지 김영오 씨가 경기 동두천시의 한 어린이집 통학차량에 갇혀 4세 여자아이가 숨진 사건과 관련, “어른들이 만든 사회 안에서 보호받고 행복하게 자라야 할 아이들이 어른들의 무책임과 나태함 속에서 희생되고 있다”며 비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김 씨는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동두천 어린이집 차량사고 관련 기사를 링크한 뒤 “어떻게 해마다 이런 사고가 반복될 수 있는 건지”라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지금 날씨에 차 문을 열면 어른도 들어갈 수 없을 정도로 열기가 뜨거운데. 그 어린 아이가 얼마나 무섭고 고통스러웠을지. 엄마를 찾으며 울고 있었을 생각을 하니 마음이 아프다”고 적었다.

이어 “세월호 참사 이후 희생된 단원고 아이들을 조롱하고 유가족을 비난하며 안전한 나라 만들자고 시작한 특별법 제정은 반대하더니 안전사고는 반복되고 있다”며 “이 사회의 한 일원으로서 아이에게 너무나 미안하고 부끄럽다”고 했다.

그는 “단지 어린이집 셔틀버스 사고 뿐인가? 불법주차, 음주운전, 스쿨존내 과속 등등 어린이뿐만 아니라 어른들까지 누군가의 이기적인 편의를 위해 언제나 사고에 노출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혹시 노란리본을 붙이고 끼어들기나 과속을 하고 있지는 않은가?”라며 “세월호 노란리본은 아이들에게 미안함. 그리고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게 하겠다는 약속이고 다짐”이라고 강조했다.

김 씨는 “한사람 한사람 나부터 바뀌고 실천하면 분명히 바뀔 것”이라며 “어른들. 우리 모두의 잘못으로 인해 이제 막 새싹을 틔운 아이가 떠났다. 더이상 누군가가 사랑하는 가족을 이렇게 허무하게 잃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나의 사소한 행동으로 소중한 생명을 빼앗아 갈 수 있다는 생각으로 작은 규칙 하나하나 지켜야 한다”며 “나라에서 아무리 안전메뉴얼 만들면 뭐하나. ‘나 하나쯤이야’ 하는 안일한 생각이라면 메뉴얼도 소용없다”고 꼬집었다.

김 씨는 “제발 바꾸자. 생명이 존중받는 안전한 나라를 만들자”면서 ‘#다음세대에게안전한나라를’이라는 해시태그를 덧붙였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 좋아요
    1
  • 슬퍼요
    0
  • 화나요
    1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1
  • 슬퍼요
    0
  • 화나요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