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감 온도가 섭씨 40도에 육박하는 폭염이 지속되면서 주말 동안 전국에서 인명 피해가 잇따랐다.
더위를 피하기 위해 물놀이를 하다가 목숨을 잃는 사고가 이어졌다. 22일 낮 12시 반경 충북 괴산군 청천면 사담계곡에서 일행 4명과 물놀이를 하던 고등학생 A 군(18)이 물에 빠졌다. 신고를 받은 119구조대가 50분 만에 A 군을 구조해 병원으로 옮겼지만 숨졌다. 이날 낮 12시 10분경에는 부산 기장군 학리항 앞바다에서 피서객이 탄 모터보트가 파도에 뒤집혀 탑승객 3명이 물에 빠졌다가 구조되기도 했다. 전날 오전 9시 49분경 충북 충주시 산척면 삼탄유원지에서는 중학교 3학년생 C 군(15)이 다이빙을 한 뒤 물 밖으로 나오지 않아 구조됐지만 끝내 숨졌다.
뜨거운 열기를 이기지 못해 숨진 피해자들도 있었다. 21일 낮 12시 17분경 충남 홍성군 홍성읍의 한 아파트 도로에서 이모 씨(21)가 주차돼 있던 다른 사람의 차량 안에서 쓰러진 채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숨졌다. 발견 당시 이 씨의 체온은 42도까지 올라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자폐증을 앓던 이 씨는 문이 열려 있던 차 안으로 들어갔다가 안에서 문을 열지 못하고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지는 폭염에 도로가 갈라지기도 했다. 22일 오후 경부고속도로 부산 방면 215.7km 지점 추풍령휴게소 인근에서 도로가 5∼10cm 정도 위로 부풀어 오르면서 7m에 걸쳐 균열이 생겼다. 21일 오후 2시경에는 전남 여수에서 광양 방면 이순신대교 1차로에서 길이 3.5m, 폭 20cm 크기의 균열·들뜸 현상이 발견됐다. 관리사무소 측은 “폭염에 아스팔트 들뜸 현상이 생겼다”고 말했다.
전력 사용이 늘어나면서 정전 사고가 속출했다. 21일 오후 10시경 광주 남구 봉선동의 한 아파트 단지가 정전되면서 9개동 756가구의 전기가 끊겼다. 냉방기기 사용이 불가능해지면서 일부 주민은 인근 찜질방이나 자가용 안에서 쪽잠을 자기도 했다.
농축수산업 피해도 잇따랐다. 경북에서는 이번 폭염으로 닭 14만1263마리와 돼지 2215마리를 비롯해 가축 14만3478마리가 폐사했다. 전남 함평군의 한 양식장에서는 22일까지 돌돔 6만∼7만 마리가 폐사했다.
행정안전부는 경북 영천시의 최고기온이 39.3도를 기록한 21일에만 전국에서 온열질환자 50여 명을 구조했다고 밝혔다. 열사병 11명, 탈진 32명, 경련 5명, 실신 9명 등이다.
서형석 skytree08@donga.com / 청주=장기우 / 광주=이형주 기자 / 전국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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