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36.8 안동 37.8 대구 38.6도… 위도 비슷한 지역보다 3∼6도 높아
도시 열섬현상-분지 지형 영향… 경북 온열환자 작년의 2.8배로
24일 대한민국 전역에 폭염특보가 내려졌다. 33도가 넘으면 발령되는 폭염특보가 내리지 않은 곳은 단 3곳, 한라산 정상과 백령도, 흑산도뿐이었다. 전국이 펄펄 끓고 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분명 ‘온도차’가 있다.
21∼23일 최고기온 분포도를 보면 서울-경기 여주-충북 충주-경북 예천-경북 영천-울산 등으로 이어지는 사선을 따라 상대적으로 기온이 더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북서-남동 지역을 중심으로 마치 한반도가 ‘폭염 어깨띠’를 멘 듯한 모습이다.
22일 전국에서 가장 높은 기온을 기록한 곳은 서울(38.0도)이었다. 공식 기록을 기준으로 23일은 경북 영천(38.2도)이, 24일은 경북 의성(39.6도)이 각각 가장 더운 지역이었다. 24일 사선을 따라 최고기온을 살펴보면 △서울 36.8도 △경기 이천 37.5도 △경북 안동 37.8도 △대구 38.6도를 기록했다.
반면 위도가 비슷한 사선 밖 지역은 △인천 33.8도 △강원 동해 31.5도 △충남 서산 32.6도 △전남 여수 31.3도 등으로 사선 안 지역보다 3∼6도가량 낮았다.
사선 안 지역의 기온이 더 높은 만큼 온열질환자도 이 지역에 많았다. 올해 온열질환자 수는 이달 21일까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1% 증가했다. 특히 경북과 경남 지역은 각각 지난해보다 환자 수가 2.8배(42→116명), 3.1배(53→165명)나 급증했다. 반면 사선 밖에 있는 전북과 전남, 강원은 각각 1.2배(38→44명), 1.4배(75→108명), 1.4배(45→61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서경환 부산대 대기환경과학과 교수는 “서울, 경기 수원, 대구, 울산 등 수도권과 경북 지역은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도시화가 고도로 이뤄진 곳이 많다”며 “도심은 자연 지역보다 인공열이 많아 기온이 더 올라간다”고 말했다. 기상청이 2016년 8월 서울에서 도시화가 기온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초지로 이뤄진 지역은 아스팔트와 고층건물로 둘러싸인 지역에 비해 최대 3.2도 낮았다.
사선 지역에 분지나 산으로 둘러싸인 지형이 많은 것도 기온을 끌어올리는 한 원인으로 꼽힌다. 경상도나 충북 지역은 분지 지형이나 산을 등진 곳이 많아 한 번 들어온 열기가 쉽게 빠져나가지 못한다.
윤기한 기상청 통보관은 “호남이나 영동 지역은 바다와 마주하고 있어 해수의 영향으로 온도가 급격히 올라가지 않는다”며 “특히 호남 지역은 평야가 많아 공기 순환이 잘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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