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곳이 북촌 한옥마을이다.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북촌 한옥마을 골목 입구엔 평일인데도 관광버스가 주차돼 있었다. 잠시 뒤 40명가량의 단체 관광객이 골목을 훑고 지나갔다. 한옥마을의 골목 안 곳곳에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북촌 한옥마을 주민도 인간답게 살고 싶다’ ‘관광버스 매연 속에 주민은 숨 막힌다’는 글이 현수막을 덮고 있다. 집집마다 대문엔 ‘조용히 해 달라’는 경고문을 붙여 놓았다.
이날 북촌 한옥마을을 찾은 독일인 관광객 모니카 씨(32·여)는 ‘우리는 관광객들 때문에 고통 받고 있다’고 영어로 적어 놓은 현수막을 보고서 “여기 오기 전까지는 주민들한테 이런 불만이 있는 줄 몰랐다”며 당황스러워했다.
관광객들이 버리는 쓰레기도 주민들을 힘들게 한다. 주민 조모 씨(46·여)는 “쓰레기 버리는 날에 대문 밖에 쓰레기봉투를 내놓으면 그 옆으로 관광객들이 쓰레기를 잔뜩 버리고 간다”고 말했다. 건물 높이가 낮고 아파트에 비해 방음이 잘되지 않는 한옥 구조의 특성 때문에 소음 피해도 만만치 않다. 이곳 주민들에 따르면 새벽부터 벨을 눌러 “집 안을 구경시켜 달라”고 하는 관광객이 있는가 하면 다짜고짜 “맛집을 추천해 달라”는 관광객들도 있다고 한다.
참다못한 북촌 한옥마을 주민들은 4월부터 매주 토요일마다 마을 입구에 모여 “주민의 사생활을 보호해 달라”며 집회를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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