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익범 특별검사팀이 최근 ‘드루킹’ 김동원 씨(49·수감 중)로부터 자신이 체포되기 직전 모든 기록을 보관해둔 휴대용저장장치(USB메모리)를 제출받은 것으로 24일 확인됐다. 특검 출범 전 경찰 수사 때도 은닉해 왔던 이 USB메모리에는 그동안 삭제된 것으로 알려졌던 김경수 경남도지사(51)와의 보안메신저 ‘시그널’ 대화 내용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가 USB메모리에 파일을 옮긴 것은 3월 19일이다. 댓글 조작 사건으로 경기 파주시 자신의 사무실이었던 느릅나무 출판사(일명 ‘산채’)에서 경찰에 체포되기 이틀 전이다. 당시 수사망이 좁혀오자 자신이 보관하고 있던 기록들을 USB메모리에 옮겼고, 측근인 한 ‘경공모’(경제적 공진화 모임) 회원에게 이를 잘 보관하도록 지시했다. 경찰과 특검이 여러 차례 출판사 등을 압수 수색했지만 약 4개월 동안 발견하지 못한 것도 이 때문이다.
김 씨는 특검팀에 다섯 번째 소환된 18일 변호인을 통해 USB메모리를 특검에 제출했다. 김 씨는 직접 비밀번호를 풀어 파일을 열 수 있도록 도왔다.
해당 USB메모리엔 김 지사와의 시그널 대화 내용 원본 외에 김 지사를 만난 일시와 상황을 기록한 일기, 김 지사에게 보고했던 ‘댓글 작업’ 내용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가 여타 정치권 인사를 접촉한 내용도 포함돼 있다고 한다.
김 씨 측근에 따르면 김 씨는 평소 자신의 모든 일을 기록하고 자료로 남기는 습관이 있다. 특검팀은 이날 “더는 김 씨 측의 협조가 필요 없다”며 정치권에 대한 강경 수사 방침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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