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전남 국제수묵비엔날레’ 목포-진도서 8월 30일 개막
한국 외 15개국 작가 250명 참가… 도심 곳곳서 ‘열린 축제’로 열려
전남은 예로부터 전통 문화예술이 뿌리를 내리고 꽃을 피웠다고 해서 ‘예향(藝鄕)’으로 불렸다. 전남이 예술의 향기가 가득한 고장으로 불리게 된 것은 수묵화의 영향이 컸다. 조선시대 추사 김정희(1786∼1856)의 제자인 소치 허련(1807∼1892)이 뿌린 남종화 씨앗은 진도에서 싹을 틔우고 목포에서 꽃을 피웠다. 진도 운림산방은 허련이 낙향한 후 머물며 수묵화에 몰두하면서 제자들을 키웠던 곳이다. 인근 해남 출신인 공재 윤두서(1668∼1715), 진도에서 태어난 남농 허건(1907∼1987) 등 수묵 거장들의 발자취도 곳곳에 남아 있다.
수묵의 본향인 목포와 진도에서 ‘2018 전남 국제수묵비엔날레’가 8월 30일 사전행사를 시작으로 2개월간 펼쳐진다. 전남 국제수묵비엔날레 사무국은 전통 회화를 테마로 한 국내 최초 국제미술행사인 수묵비엔날레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행사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 첫발 뗀 남도문예 르네상스
‘남도문예 르네상스’는 전남도가 2016년부터 추진하는 문화융성 프로젝트다. 전남은 서화와 전통 정원, 판소리, 종가(宗家) 문화 등 전국 어느 곳보다 향토자원이 많지만 산업화를 거치면서 예향의 위상이 위축됐다. 남도문예 르네상스는 한때 융성했다가 점차 그 명맥을 잃어가고 있는 전남의 우수한 문화예술 유산을 시대적 조류에 맞게 재창조하고 지역발전의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취지에서 출발했다. 핵심사업이자 선도사업이 국제수묵비엔날레다. 수묵을 빌려 지역문화와 예술정신을 여러 장르에 접목하고 전통과 현대, 자연과 수묵의 조화를 통해 세계적인 문화콘텐츠로 키우는 사업이다.
전남도는 지난해 7월 기획재정부로부터 국제행사로 승인받고 8월 전담조직인 전남 국제수묵비엔날레 사무국을 출범시켰다. 10월 사전 준비행사로 ‘2017 전남 국제수묵프레비엔날레’를 개최해 국제미술행사로서 가능성을 확인했다.
김상철 수묵비엔날레 총감독(동덕여대 교수)은 “전라도 정도 천년의 역사 속에서 잉태된 남도의 문화자산이 수묵비엔날레로 빛을 보게 됐다”며 “국내외 관람객에게 수묵의 과거 현재 미래를 알기 쉽게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전남도는 개막을 앞두고 전국을 돌며 홍보활동을 하고 있다. 17일 부산과 경남지역을 시작으로 열흘간 전국 17개 시도와 호남향우회를 방문한다. 2차 전국 순회단을 만들어 미술 애호가들의 참여를 이끌어 내고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홍보영상을 상영하기로 했다.
○ 전통회화 테마로 한 국제미술행사
국제수묵비엔날레에는 국내뿐 아니라 중국 일본 대만 영국 독일 프랑스 핀란드 미국 등 15개국 주요 작가 250여 명이 참여한다. 닫힌 공간에서 열리는 기존 비엔날레와 달리 지역과 지역을 잇고 도시 전체를 커다란 전시장으로 삼는 ‘열린 축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진도와 목포의 지역적 특성을 반영해 전시관 6곳을 운영한다. 진도 운림산방권의 남도전통미술관과 금봉미술관에서 국내 작가의 한국 전통 산수화전을 연다. 진도향토문화회관 내 옥산미술관에서는 중국 작가 초대전과 사생 전시회를 개최한다.
목포 갓바위권 문화예술회관 일원에서는 첨단 매체를 활용한 현대적 수묵 작품을 전시한다. 평화광장에서는 전국 미술대학, 동호인, 청년 작가가 참여해 깃발 미술제를 개최한다. 목포연안여객선터미널 갤러리에서는 종가·전통정원 등 남도문예 르네상스와 연관된 작품을, 노적봉예술공원 미술관에선 ‘수묵의 숲’이라는 주제로 작품 사이를 거닐며 감상하는 공간을 마련한다. 가상현실(VR)을 통해 과거와 현재의 수묵을 실감나게 체험하고 머그컵 부채 족자 등을 직접 제작해 보는 ‘나도 수묵화가’ 등 관객 참여 프로그램도 준비 중이다.
입장권은 8월 20일까지 사무국과 티켓링크를 통해 구입할 수 있다. 사전 예매 가격은 어른 8000원, 청소년 4000원, 어린이 3000원이다. 입장권 구매자는 목포와 진도 6곳의 전시관을 모두 관람할 수 있고 어른 입장권에는 쿠폰 3000원이 포함돼 있다. 쿠폰으로 지역 농수특산물과 기념품을 구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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