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기하와 과학Ⅱ를 빼는 것은 이공계 사망선고와도 같습니다. 교육부의 2022 수능 개편안은 문·이과 통합이 아니라 단순한 문과로의 통합에 불과합니다.”
25일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를 비롯한 13개 과학기술단체는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능 출제범위에 기하와 과학Ⅱ를 반드시 포함시킬 것을 촉구하는 공동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주요 선진국들은 최근 수학·과학 교육의 비중을 오히려 강화하고 있다”며 “수학·과학 교육 축소는 이공계 학생들의 학습권을 박탈하고 국가경쟁력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공계 수능 출제범위에 기하와 과학Ⅱ를 포함하고 수학은 가형과 나형을 분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28일 교육부가 발표한 ‘2022학년도 수능 과목구조 및 출제범위안’에 따르면 수학의 경우 현행(2019∼2020년) 가형 출제범위에서 기하가 빠지고 문·이과 시험이 통합된다. 또 과학은 심화 과정인 과학Ⅱ가 아예 없어지고 기초 과정인 과학Ⅰ(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에서 1과목만 선택해야 한다. 과학 선택과목이 1과목으로 주는 대신에 사회과학을 1과목 늘렸다. 융합형 인재 양성이라는 2015 개정 교육과정의 목표를 살린다는 취지다.
그러나 기하와 과학Ⅱ가 수능에서 빠지면 대학 입시 중심의 국내 교육 환경에서는 현실적으로 과목 자체가 유명무실화될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권오경 한국공학한림원 원장은 “기하는 역학의 기본이고 과학Ⅱ는 모든 이공계 학문의 기초다. 배우지 않고 이공계 대학에 진학하면 학과 수업을 따라가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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