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에 광주의 재래시장 한 가게에서 치솟는 불길의 연기냄새를 맡고 컹컹 짖어대 주인 일가족을 구하고 화재 확산을 막은 흰색 개(백구)가 표창장을 받았다.
광주 북부소방서는 26일 대형화재로 이어질 수 있었던 불을 초기에 진압할 수 있도록 짖은 백구 ‘가을이’에게 표창장을 수여하고 그 주인에게 상패를 전달했다. 부상으로는 개 사료가 전달됐다.
주인 송정석 씨(42)는 21일 오전 0시 20분경 광주 북구 말바우시장 한 수산물 가게에서 불길이 치솟아 시커먼 연기가 나자 가을이가 냄새를 맡고 계속 짖어대는 바람에 잠에서 깼다. 화재가 날 당시 건물 2~3층에는 송 씨를 포함해 일가족 7명이 잠들어 있었다.
송 씨는 평소에 수줍음이 많은 18개월 암컷인 가을이가 크게 짖으며 불안해하는 모습을 보고 뭔가 일이 생겼다고 판단했다. 그가 1층 가게로 서둘러 내려가 보니 수족관 배전판에 불길이 치솟고 있었다. 배전판 옆 냉장고 위에는 스티로폼으로 만든 수산물 포장상자가 가득 쌓여있어 자칫 대형화재로 번질 수 있는 아찔한 상황이었다.
송 씨는 곧바로 북부소방서가 가게 기둥과 전봇대 등 눈에 띠는 곳에 설치해놓은 ‘보이는 소화기’를 찾아 불길을 잡았다. 조태길 광주 북부소방서장은 “개가 주인을 깨워 대형사고를 막을 수 있었다”며 “모든 가정에 소화기를 비치해 가족의 행복을 지키기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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