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장관 “국토부와 협의” 언급하자
朴시장 “도시계획은 시장 권한” 마스터플랜 실행의지 재차 강조
서울 여의도·용산 개발에 대한 서울시와 국토교통부의 엇박자 논란에 대해 박원순 서울시장이 26일 “여의도 도시계획은 전적으로 서울시장의 권한”이라고 말했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최근 “여의도·용산 통합 개발 계획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제동을 건 상황에서 박 시장이 개발 계획 실행 의지를 재차 강조하고 나선 것이다.
박 시장은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여의도 도시계획 수립권은 서울시가 자체적으로 갖고 있지만 투기가 일어나면 국토부의 억제 정책 수단이 많기 때문에 협의해야 한다”며 “새 정부 들어 국토부와 실시간으로 협의하고 있으며 빈틈없는 팀워크를 보여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여의도·용산 개발 계획은 오래전부터 준비해왔던 것이며 지속 가능성을 고려한 종합적 도시계획이 필요하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당장 전면 철거하고 새로 짓겠다는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미 노후화된 여의도에선 아파트 단지마다 재개발 계획이 세워져 서울시의 결정을 요구하고 있다”며 “난개발이 되면 안 되기 때문에 여의도 전체에 대한 마스터플랜이 있어야 하는 게 당연하다”고 설명했다.
박 시장은 “일부 언론과 주민이 (여의도·용산 개발 계획을) 과도하게 해석하거나 오해하고 있다”며 “마스터플랜을 만드는 것에 불과하다. 이런 마스터플랜을 서울 전역에 만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박 시장은 이달 10일 리콴유 세계도시상을 수상하기 위해 싱가포르를 방문해 “통으로 여의도를 개발해 뉴욕 맨해튼에 버금가는 곳으로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또 서울역∼용산역 구간 철로를 지하화하고 기존 철로가 있는 땅에는 회의, 관광, 전시, 이벤트 등을 위한 마이스(MICE·기업회의, 포상관광, 컨벤션, 전시회) 단지와 복합쇼핑센터가 들어서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이런 내용을 담은 ‘여의도 일대 종합적 재구조화 방안(여의도 마스터플랜)’과 ‘용산 광역중심 미래비전 및 실현전략(용산 마스터플랜)을 하반기(7∼12월)에 발표할 계획이다.
박 시장의 싱가포르 발언 직후 용산과 여의도 부동산 시장은 들썩이는 분위기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용산구 아파트값 상승률은 지난주 0.20%에서 이번 주(23일 기준) 0.26%로 올랐다. 여의도가 있는 영등포구 역시 여의도 재건축 단지가 강세를 보이며 지난주(0.24%)에 이어 이번 주에도 0.23% 상승했다. 서울 아파트값 평균 상승률(0.11%)의 배가 넘는 오름세다. 재건축을 추진 중인 여의도 삼부아파트는 박 시장의 싱가포르 발언 직후 전용면적 70m²의 호가가 14억 원까지 올랐다. 직전 거래가(12억4000만 원)보다 1억6000만 원이 상승했다. 현재 집주인들은 가격 상승 기대감에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다.
김 장관이 2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 출석해 “서울시의 여의도·용산 통합 개발은 도시계획적인 측면도 있지만 정비사업적으로 고려할 것이 많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밝힌 것도 이 같은 시장 상황을 감안한 발언이었다.
박 시장은 이날 여의도·용산의 아파트값 급등에 대해 “부동산업자들이 부추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부동산업계에서는 “최근 2, 3년 동안 나타난 집값 폭등이 정부가 부동산 가격을 올리려는 정책을 세워서 발생했겠느냐. 시장의 반응을 무시해서는 안 될 것”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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