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100 2018-2019] ‘디자인가치 창출교육’…한경대 디자인학과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7월 27일 18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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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디자이너들은 대학 졸업 후 일하는 기간이 평균 3.58년에 불과하다. 그 이유는 뭘까.
“디자인교육을 창의에만 치중한 결과라고 봐요. 경영이나 비즈니스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보니 요구하는 것만 제공하는 종속적인 디자이너에 머무는 거지요.”

국립 한경대 디자인학과(이공대학) 이경선교수의 분석이다. 그렇다면 대안은 있을까. “산업을 독자적으로 주도할 ‘창의 디자이너’로 키워내는 겁니다. 창업교육까지 병행해서 말이지요. 단순서비스에 머물던 디자이너를 시장에서 기회를 찾는 것부터 유통 판매까지 살피고 수행할 전략적 가치창출의 주체로 육성하는 겁니다.”

한경대 디자인학과가 추구하는 핵심가치다. 이 학과에선 이 가치를 ‘창의창업혁신사업단(C-Monovation Center)’의 다양한 사업을 기반으로 줄기차게 추진하고 있다. 비전은 ‘창의력(Creativity)’에 기반한 ‘모노베이션(독점(Monopoly)과 ’혁신(Innovation)‘의 합성어)’을 이끌 전천후 디자이너 육성 배출이다. 이 프로젝트는 2014년에 교육부의 수도권대학 특성화사업(CK-2)으로 선정돼 5년간 15억원의 예산을 지원받아 운영되고 있다. 크리에이티브 모노베이션은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의 저서 ‘제3의 물결’에서 발전시킨 아이디어다. 토플러는 미래를 이끌 제3의 물결이 조직 내 혁신(Innovation)이 아니라 새 상품이나 콘텐츠로 시장을 독점할 혁신에서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창의적 사고력에 도전적인 기업가정신까지 갖춘 창의창업인재가 한경대가 추구하는 ‘C 모노베이션 디자이너’다.

독점적 혁신디자이너를 키울 요람은 이미 가동 중이다. 한경대 이공대학 4층 CMCO룸이다. 2015년 국제문구박람회 ‘프랑크푸르트 페이퍼월드’(1월·재학생 11명 참가)와 ‘프랑크푸르트 북페어’(10월·재학생 55명 참가)에 참가해 출품한 카드와 도서·교육용 출판콘텐츠, 서울디자인페스티벌(12월·재학생 79명 참가)에 내건 디자인 프로모션이 모두 여기서 제작된 상품이다.
CMCO는 실무기회와 사업화 경험을 쌓는 새로운 형태의 교실이자 실험실이다. 일감은 학교와 지역사회가 제공한다. 이 회사는 디자인용역과 개발로 구성됐다. 지도교수와 전문디자이너로 구성된 멘토가 실제 사업을 지도한다. 수익은 모두 학생 몫이다.

한경대는 현장 활동전문가를 초빙해 그들로부터 실무와 트랜드를 파악하는 디자인세미나(정규교과목)와 창의창업 워크숍(비교과)도 지속적으로 진행 중이다. 2012년부터 4년째 지속해온 이종 학문간 융합수업(2014년 6개, 2015년 3개학과 참여)도 창의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한경대는 취업율도 높다. 전형적인 푸시(Push)전략 외에 풀(Pull)과 푸시앤풀(Push and Pull) 취업전략을 동시에 추진한 덕분이다. 취업전략에서 ‘풀’은 ‘당기다’는 뜻 그대로 산업체 대표를 학교로 초청해 즉석인터뷰를 성사시키는 것이다. ‘푸시’는 직접 찾아가 면접에 응하는 것이다.

한경대 디자인학과엔 또 하나 특별한 점이 있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디자인으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데 기여하겠다는 ‘디자인가치 창출교육’이다. 주로 안성·평택지역을 기반으로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퍼즐(전자전기제어학과와 융합개발), 자폐장애 작가 그림을 활용한 카드 제작, 탈북청소년학교 학생에게 각자의 개성을 시각화 시킨 로고디자인을 만들어 머그에 인쇄해 졸업선물로 주는 ‘자존감 증진 프로젝트’ 대표적인 사례. 한경대 디자인학과 2019학년도 모집인원은 수시 13명, 정시 53명 총 66명이다. 2018학년도 경쟁률은 수시 14.3 대 1, 정시 △무실기 3 대 1, △발상과 표현 9.7 대: 1, △사고의 전환 9.3대 1, △기초디자인 7.8 대 1이었다.

이종승 전문기자 urises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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