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서울을 비롯한 전국 곳곳에 시간당 30∼50mm의 강한 폭우가 1∼2시간가량 쏟아지자 시민들은 열대지방의 ‘스콜(squall)’을 떠올렸다. 스콜은 뜨겁고 습한 열대지방에서 자주 볼 수 있다. 30분가량 많은 비를 쏟아붓다가 갑자기 사라지는 게 특징이다.
기상청은 이날 내린 기습 폭우에 대해 “폭염에 제12호 태풍 ‘종다리’ 등 외부 바람이 더해지며 만들어낸 합작품”이었다고 29일 밝혔다. 스콜과 관계없는 국지적인 현상이었다는 뜻이다.
열대지방 스콜은 한낮에 바다에서 불어오는 해풍이 뜨거운 육지를 만나 갑자기 상승하면서 발생한다. 습기를 가득 머금은 해풍이 상층의 차가운 공기를 만나면 급격히 비구름이 만들어지고 갑자기 비를 내리게 된다. 좁은 지역에 많은 강수를 뿌리지만 30분 이내로 짧고 해풍이 불 때마다 주기적으로 발생한다.
반면 28일 곳곳에 내린 기습 폭우는 해풍과 관계없이 육지에 쌓인 고온다습한 공기 때문에 나타났다. 윤기한 기상청 통보관은 “샌드위치처럼 쌓인 고기압 탓에 빠져나가지 못하던 고온다습한 공기가 마침 북태평양고기압에서 오는 남서풍과 태풍에서 온 동풍을 만나 위로 솟구쳐 비구름이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쉽게 말해 두 바람이 충돌하며 육지의 데워진 공기를 위로 밀어내 비구름이 생겼다는 뜻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비구름은 스콜보다 지속 시간은 길고 주기적으로 발생하지는 않는다. 윤 통보관은 “앞으로도 종종 이런 강우가 발생할 수 있어 갑작스레 폭우를 맞는 봉변을 당하지 않으려면 평소 기상청 예보를 주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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