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시확대냐 대학자율이냐… 선택 마친 대입 개편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7월 30일 03시 00분


시민참여단 490명 공론조사 마무리

29일 충남 천안 교보생명 연수원에서 ‘대입제도 개편을 위한 2차 숙의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시민참여단 490명은 2박 3일간의 합숙 토론을 거쳐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의 골격이 될 설문조사를 마친 뒤 귀가했다. 천안=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29일 충남 천안 교보생명 연수원에서 ‘대입제도 개편을 위한 2차 숙의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시민참여단 490명은 2박 3일간의 합숙 토론을 거쳐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의 골격이 될 설문조사를 마친 뒤 귀가했다. 천안=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낮에 일을 하다보니 공론화 자료를 숙지하려면 ‘주경야독’해야 했습니다.”

29일 충남 천안시 교보생명 연수원 ‘계성원’에서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의 운명을 쥔 시민참여단의 2박 3일 합숙 토론회가 막을 내렸다. 이로써 14일부터 29일까지 보름간 진행된 시민참여단 490명의 공론화 일정이 모두 마무리됐다.

참여단은 공론화 취지에는 대체로 공감하면서도 대부분 촉박한 일정을 문제로 지적했다. 김태웅 씨(39)는 “토론회에서 발제자들이 똑같은 통계를 갖고 해석을 달리해 혼란스러웠는데, 이걸 검증할 수 있는 시간도 부족했다”고 했다. 사범대에 재학 중인 김도혁 씨(22)는 “기계적인 시간 배분에 매몰돼 심층 토론이 잘 안 됐다”며 “입시제도에 익숙하지 않으면 모두 이해하기 어려워 합리적인 결론이 가능할지 의구심이 든다. 갈등이 심각한 사안을 정부가 시민들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건 아닌지 걱정”이라고 했다.

공론화 과정을 통해 생각이 바뀐 사람들도 있었다. 대학 시간강사인 정상훈 씨(49)는 ‘아이들을 위한 교육’에 가장 적합한 대입제도로 수능을 절대평가로 전환하는 방안을 선택했다. 원래 수능 위주의 정시 확대를 지지했으나 숙의 과정을 거치며 생각을 바꿨다. 정 씨는 “수능을 확대하면 과거 학력고사 세대로 돌아가는 것과 다를 게 없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공론화 취지에 긍정적인 평가도 많았다. 중3 자녀를 둔 유진순 씨(42·여)는 “어떤 방안이든 완벽할 수 없지만 공론화를 거쳐 나온 결과라면 충분히 수용할 수 있다”고 했다.

합숙 토론회는 490명이 50개조로 나눠 토론이 진행됐다. 토론은 서로 다른 의견을 반박하고 설득하는 게 아니라 오로지 상대방 생각을 경청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대학생 홍하늘 씨(24·여)는 “조별마다 배정된 진행자가 다른 사람의 말을 끊거나 동조하는 행위를 제지했다. 토론 분위기가 한쪽으로 흘러가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 같았다”고 했다.

토론회 참석률(89%)도 기대 이상이었다. 공론화위원회는 당초 시민 참여단 인원을 400명으로 하기로 했다가 불참률이 20∼30%대인 점을 감안해 550명으로 늘려놨었다.

참여단은 이날 모든 토론을 마친 뒤 전문가들이 만든 네 가지 대입 개편 방안을 두고 마지막 설문조사를 했다. 이 설문조사가 2022학년도 대입 개편안의 골격이 된다. 설문 결과는 8월 3일 발표된다. 네 가지 방안 중 오차 범위를 넘어 다수가 지지하는 방안이 나오면 대통령직속 국가교육회의는 이를 그대로 수용할 가능성이 크다. 반면 그렇지 않을 경우 국가교육회의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는 미지수다. 국가교육회의가 권고안을 만들어 다음 달 7일 교육부에 보내면, 교육부는 다음 달 말까지 대입 개편안을 확정한다.

천안=박은서 clue@donga.com/ 김호경 기자
#대입제도 개편#시민참여단#공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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