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불계조계종 총무원장인 설정스님의 퇴진을 요구하며 지난달 20일 단식을 시작한 설조스님은 30일 오후 3시 30분경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날 주치의에 따르면 설조스님은 혈압이 떨어지고 부정맥 빈도가 높았다. 체중은 종전 대비 15% 감량했고, 체온도 저하된 상태였다. 계속 단식을 할 경우 생명이 위험한 상태.
그럼에도 설조스님은 단식을 멈추지 않겠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주위의 계속된 설득에 설조스님도 마음을 돌렸다.
설조스님은 단식장을 떠나기 전 대변인을 통해 “그동안 큰스님들이 침묵하고 최고지도자들이 감당해야 할 역할을 방기했다”면서 “최고위 스님들이 사기협잡집단의 수괴가 아니라 청정 승가의 지도자가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선량한 다수 스님이 일어나 종단을 바로잡아야 한다”며 “단식을 하면서 재가불자들이 교단을 바로 세우자고 외쳤던 것이 가장 보람됐으며, 앞으로도 청정 승가 건설에 역할을 해달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와 국민을 향해 “그동안 심려를 끼쳐 죄송하며 민족종교인 불교가 혼란을 겪어 안타깝고 염려스럽다”면서 “불교의 여러 문제를 해결하는 데 정부의 역할이 있다면 기계적 중립이 아니라 주관적 입장에서 바라봐달라”고 당부했다.
지난달 20일 은처자 의혹 등이 불거진 설정스님의 퇴진을 요구하며 단식을 시작한 설조스님은 단식 21일째인 지난 10일 ‘단식을 중단하고 종단의 변화를 위한 대화를 나누자’는 설정스님의 요청에 “근본적인 변화가 있어야 단식을 중단할 수 있다”면서 책임자 퇴진 등 결단을 내린 뒤에 종단의 변화를 얘기하자고 밝혔다.
단식 38일째인 지난 27일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단식 중단을 요청했을 때도 “근본적인 변화가 있어야 단식을 중단할 수 있다”면서 기존 입장을 재확인 했다. 그날 설정스님이 기자회견을 열어 퇴진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실제 퇴진한 건 아니었기에 설조스님의 단식은 멈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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