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제주도 실종 여성, 가족 의심하는 건 아니지만…늦은 신고 의문”

  • 동아닷컴
  • 입력 2018년 8월 1일 10시 40분


사진=채널A 뉴스 캡처
사진=채널A 뉴스 캡처
지난 25일 제주도에서 발생한 30대 여성 실종 사건이 해결의 실마리를 전혀 풀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실종된 최모 씨(38·경기도 안산)에 대한 실종 신고가 늦게 된 점도 의문으로 떠올랐다.

백기종 전 서울 수서경찰서 강력계 팀장은 1일 YTN라디오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과 인터뷰에서 최 씨 가족의 제주 방문 배경, 최 씨 남편의 늦은 신고 등 여러 가지 의문점을 언급했다.

백 전 팀장은 “경기도 안산 지역에 거주하는 30대 부부가 자식을 데리고 제주 지역에 정착하자는 개념으로 카라반 캠핑 생활을 지난 10일부터 했다가 15일 정도 생활 후 여성이 실종됐다”며 “이게 지금 실족이냐 아니면 범죄에 연루된 거냐 하는 논란이 많다”며 사건을 설명했다.

그는 “사망했다면 최소 2시간, 최대 48시간 안에 시신이 발견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시신이 발견되지 않았다면 범죄의 가능성도 있다는 측면”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최 씨가)방파제 끝에 있는 캠핑카에서 나와서 (25일) 오후 11시 5분쯤에 인근 편의점에서 소주 한 병, 김밥, 커피, 종이컵 한 줄을 샀다. 한 줄에 10개의 컵이 들어있다”며 “이 부분에서 유추되는 건 어떤 극단적인 선택을 할 가능성은 없다는 것이다. 극단적 선택을 할 가능성이 있는 사람이 이런 물건들을 사진 않는다”라며 실족 가능성은 낮게 봤다.

다만 “여성이 혼자 나와 술 한 병을 거의 마셨다면 방파제에서 추락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의문점은 있다”며 “실종 여성이 신고 있는 핑크색 신발 한 쪽은 세화항 바닥에서 발견됐고, 하나는 하도리라는 2.7km 떨어진 지점에서 발견됐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최 씨 가족이 제주 세화에서 장기간 캠핑 중이었다는 점과 관련해 “물론 가족을 의심하는 뜻은 아니지만, 과연 제주도에 정착하기 위한 이유로 어린 남매를 데리고 캠핑카를 끌고 가서 15일 동안 거주했다는 측면도 약간 의문이 든다”며 최 씨 가족이 제주를 찾은 배경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이어 “남편이 술에 취해 잠이 들었다가 26일 0시 5분쯤에 잠에서 깼다가 부인이 안 보여서 찾아다녔는데 오후 3시가 넘어서, 무려 10시간 이상이 지난 이후에 경찰에 신고가 됐다는 배경도 의구심이 드는 측면”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제주도에는 외국인들이 상당히 많이 거주하고 있다. 등록체류 외국인이 2만 3029명이다. 지금 예멘 난민 500여 명이 거주하고 있다”며 “그런데 난민들의 범죄다라는 쓸데없는 상상들, 인근에서 (난민들이)구걸하는 모습을 봤다는 이런 부분들은 너무 외국인 포비아로 확산시키는 게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든다”고 우려를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지금 제주도에서 범죄율이 꽤 급증하고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제주도의 여러 특성이 있다”며 “제주도에 내외국인을 비롯해 1500만 명 정도가 관광차 방문한다. 제주도에 체류하는 외국인은 채 3만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주도는)여러 가지 투기성 사업 이런 것도 있고, 소위 제주도라는 게 30일 동안 무비자로 입국해서 체류할 수 있는 이런 측면에서 필터링 되지 않은 외국인도 입도할 수 있다. 이런 부분들이 어우러져서 범죄가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이번 실종 사건과 관련해 외국인에 대한 폄하라든가 상상성 언어들이 난무하는 것은 포비아 증세를 경험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막연한 짐작이나 혐오감을 가진다는 측면에서 굉장히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김혜란 동아닷컴 기자 lastleas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