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영동 6일 최고 282mm 물폭탄
“기차 타러 왔는데 물이 넘쳐서 바닥에 발을 디딜 수가 없어요.”
6일 오후 고속철도(KTX) 강릉역 대합실에서 서울행 열차를 기다리던 승객 이모 씨(27)는 의자 위로 두 발을 모은 채 쪼그려 앉아있었다. 이날 강릉지역에 내린 폭우로 대합실이 빗물에 잠겼기 때문이다. 이 씨는 “바다를 보며 휴가를 보내려고 강릉에 왔는데 기차역에서까지 물바다를 보게 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강릉시에는 이날 오전 2시 반부터 1시간 동안 93mm의 기록적인 폭우가 내리며 도심 여러 곳이 물에 잠겼고 일부 도로는 차량 통행이 통제됐다. 1시간 동안 강릉에 내린 비로는 2002년 8월 태풍 루사 때의 시간당 100.5mm에 이어 역대 두 번째 많은 양이다.
강릉시 포남1동 사거리는 아침부터 황톳빛 물바다가 됐다. 승용차 바퀴가 절반가량 물에 잠길 정도여서 출근길 차량들은 엉금엉금 거북운행을 했다. 일부 차량들이 우회로를 찾기 위해 방향을 트는 바람에 차량 여러 대가 뒤엉켰다.
같은 시간 경포해수욕장 인근 진안상가에서는 상인들이 침수를 막기 위해 출입문에 모래주머니를 쌓는 등 사투를 벌였다. 일부 점포에는 이미 물이 차 상인들이 물을 퍼내느라 안간힘을 썼다. 한 상인은 “아무리 퍼내도 계속 물이 들어온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비가 쏟아져 태풍 루사 때의 악몽이 떠오른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날 오후 10시 30분까지 강릉 강문 282mm, 속초 224.4mm의 비가 내렸다. 강원도 연간 평균 강수량의 5분의 1에 달하는 양이다. 5일 속초는 한낮 기온이 38.7도, 북강릉(강릉시 사천면에 위치한 공식관측소)은 37.1도를 기록해 근대 기상관측 이래 최고기온을 경신했는데 하루 만에 폭염 대신 폭우가 찾아온 것이다. 양양군(182mm)과 고성군 현내면(177mm) 등지에도 많은 비가 쏟아졌다.
갑작스러운 집중호우로 피해가 속출했다. 강원도가 잠정 집계한 피해는 224건으로 대부분 도로 및 주택, 상가 침수다. 강릉시 강동면 정동진 정동119지역대 인근 도로가 산사태로 통제됐고, 설악산국립공원은 이날 오전 5시 반부터 모든 탐방로 출입이 금지됐다. 속초에서는 아남프라자 앞, 금강아파트 일원, 영랑호 일원 등 3곳의 도로가 침수돼 교통이 통제됐다. 또 비닐하우스 20동 등 농경지 3.5ha가 물에 잠겼다.
기상청은 전날인 5일 오후까지 강원도 전역에 5∼50mm의 비가 내릴 것으로 내다봤지만 실제론 최고 280mm가 넘는 물폭탄이 쏟아졌다. 기상청은 “우리나라 북동쪽에 위치한 고기압과 남동쪽의 저기압에서 동시에 불어온 습한 동풍이 태백산맥과 충돌하면서 많은 비를 뿌렸다”고 설명했다. 예상 강수량보다 훨씬 많은 비가 내린 건 구름이 당초 전망보다 더 오래 머물렀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강릉=이인모 imlee@donga.com / 이미지 기자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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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07 08:01:11
최문순이 찍어 빨간 공화국 만든 강원도 멍청이 놈들 혼좀 더 나야겠지? 지금의 것은 아주 약과 정도야. 감자좀 더 먹어야 할 게다. 너희들의 배시뙈지가 너무 불러! 한번 더 호되게 쏫아져도 "개안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