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청년들의 더위 극복법
청바지 절대 안입고 얼음팩 사용, 이열치열 대신 찬음식 즐겨 먹어
대구 토박이 박수현 씨는 폭염 속에서 냉방기 없이도 쿨매트를 이용해 더위를 이기고 있다. 박 씨는 “얼린 쿨매트를 다리와 머리에 올리고 선풍기를 쐬면 제법 시원하다”고 말했다. 박수현 씨 제공
오랫동안 대한민국에서 가장 더운 도시에 살면서 대구 사람들의 ‘더위 내성’은 강해졌다.
‘대폭염’이 있던 1994년 대구에서 태어난 이재민 씨는 최근 라오스를 여행하다 의외로 선선한 날씨에 놀랐다. 이 씨는 “대구가 엄청 덥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고 말했다. 같은 해 태어난 ‘대폭염둥이’ 문창록 씨도 경북 포항에서 군 복무할 때 일을 소개했다. “다른 지역에서 온 동기들은 모두 덥다고 난리였지만 저는 ‘포항이 참 시원하구나’ 생각했다”는 것이다.
대구에서 태어나 학창시절을 보낸 강명훈 씨(33)는 “대구가 연고지인 프로야구 삼성라이온즈가 더위에 강한 덕분에 한여름 좋은 성적을 낸다”며 “‘매미가 울 때면 삼성이 치고 올라갈 때’라는 말이 있을 정도”라고 했다.
실제 ‘대프리카(대구+아프리카)인’들은 더위에 강할까? 국립기상과학원은 지난해 8월 25일 대구와 서울에서 5년 이상 거주한 20∼40대 남성 2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당시 대구의 상대온도(사람이 체감하는 더위 수준)가 서울보다 더 높았음에도 불구하고 서울 거주자 93%가 ‘덥다’ 혹은 ‘매우 덥다’고 답한 반면 대구 거주자는 69%만이 ‘덥다’고 답했다. ‘평소 나는 더위에 강하다고 느낀다’는 응답도 서울은 17%, 대구는 25%로 차이가 났다.
동아일보가 취재한 대구 젊은이 13명은 하나같이 더위에 무덤덤한 반응을 보였다. 이들이 전한 한여름 더위 나기 비법을 소개한다.
①쿨웨어: 청바지는 절대 금물이다. 통이 큰 반팔과 반바지를 입고 땀이 잘 마르는 스포츠웨어를 입는다. 박수현 씨(22·여)는 “뜨거운 햇볕을 막으려면 얇은 소재의 긴 치마가 좋다”고 했다. 쿨 토시, 스카프, 아이스두건 등 아이디어 상품을 이용하는 이들도 많았다.
②아이스팩: 대폭염둥이인 박상현 씨는 평소 아이스팩을 여러 개 얼려 집 여기저기 놓아둔다. 박 씨는 “잘 때 수건에 싸서 안고 자면 정말 시원하다”고 했다. 대구토박이 양재훈 씨(22)는 “매트 형태의 아이스팩을 집 바닥에 깔아둔다”고 말했다.
③식냉(食冷)치열: 대구 사람들은 “이열치열은 없다”고 입을 모았다. 홍태양 씨는 “아침에 차가운 우유, 점심에 냉면, 저녁에 냉국수 등 여름에는 매 끼니 차가운 음식을 먹는다”고 했다.
대프리카인들은 이 밖에도 잦은 샤워나 교외 나들이 등을 즐겼다. 강명훈 씨는 “이제 다른 지역이 대구보다 덥다고 하면 은근히 자존심 상하는 ‘덥부심(덥다+자부심)’이 생겼을 정도로 더위에 의연해졌다”고 전했다.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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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07 21:34:09
대구 사람은 더위에 강하다고? 자다가 껌십는 소리하고 자빠졌다. 더워서 민지겠다. 대구사람들 다른별에서 온사람 아니다.
2018-08-07 05:53:41
경상족이 더위에 강한건 쪽바리 피를 물려받았기 때문이지 않겠노....임란 7년 그 비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