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PD수첩’이 지난 3월에 이어 영화감독 김기덕(58)과 배우 조재현(53)의 추가 성폭력 의혹과 피해자들의 2차 피해 등에 대해 조명한다.
‘PD수첩’은 7일 밤 11시 10분 김 감독과 조 씨의 새로운 성폭력 의혹과, ‘미투 현상’의 새로운 단계와 그 문제점들을 취재한 ‘거장의 민낯, 그 후’ 편을 방송한다고 예고했다.
앞서 ‘PD수첩’은 지난 3월 ‘거장의 민낯’ 편을 통해 김 감독과 조 씨의 성폭력 의혹을 제기했다. 당시 방송에선 피해를 주장한 여배우들의 구체적 증언이 공개돼 파장을 일으켰다.
이후 김 감독은 베드신 촬영 등을 강요했다며 자신을 고소한 여배우 A 씨를 무고죄로 맞고소했으며, ‘PD수첩’ 제작진과 프로그램에 출연한 A 씨 등 여배우 2명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미투’ 폭로 당시 공식적으로 사과의 뜻을 전하고 자숙에 들어갔던 조 씨는 재일교포 여배우의 성폭행 피해 주장이 나온 후 해당 여배우에 대해 고소를 제기했다.
‘PD수첩’은 7일 방송분 예고에서 지난 3월 방송에서 피해를 주장했던 이들이 2차 피해 등으로 심각한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고 전했다.
여배우 A 씨는 지난 3월 폭로 후 마음의 평화를 찾았으나 역고소를 당하고 난 뒤 상태가 악화돼 극단적인 생각까지 했다고 말했다. A 씨는 “뛰어 내려서 내가 얼마나 고통 받았는지 세상에 알리고 싶은 그런 마음이…”라고 ‘PD수첩’과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성폭행 피해를 주장했던 여배우 C 씨의 상태는 더욱 심각했다고 한다. C 씨 대신 인터뷰에 나선 그의 지인은 “(C 씨가) 제일 걱정하는 건 부모님이 알게 되실까봐. 부모님한테 못 알리고 혼자 겪으니 더 힘든 거고, 이걸 알면 부모님이 자기보다 더 힘들어할 거라고, 아빠도 가만히 안 계실 거고 가족들이 다 무너질 것 같다더라. 그땐 차라리 죽는 게 낫다고…”라고 전했다.
C 씨의 또 다른 지인인 톱 여배우 K 씨는 “이 친구가 배우의 꿈을 잃어버렸다 정도가 아니다. 대인기피증에 공황장애가 왔다. 그런 고백을 한 적이 있는데, ‘(사랑하는 사람이 생겨도) 스킨십도 잘 못 하겠고, 그런 트라우마가 생각이 나서 힘들다’고. 여성으로서의 삶이 영위가 안 되는 것”이라고 인터뷰에서 말했다.
조 씨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가 조 씨로부터 고소를 당한 재일교포 여배우 F 씨 역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한다. 조 씨 측은 성폭행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는 상황.
조 씨의 변호인은 “미투가 최초로 나왔을 때는 그래도 성폭행은 아니지만 그런 관계들이 있었기 때문에 ‘모든 걸 내려놓겠다’ 이런 입장이었지 성폭행이라던지 미투, 그 사실을 인정하는 건 아니라고 한다. 지금도 똑같다”고 ‘PD수첩’ 측에 조 씨의 입장을 전했다.
이런 가운데 ‘PD수첩’은 김 감독과 조 씨에 대한 새로운 성폭력 의혹들이 추가로 제보됐다고 밝혀 또 다시 파장이 일 것으로 보인다.
제작진에 따르면, 한 여성 영화 스태프는 김 감독이 자신에게 “나랑 자자”라는 발언을 서슴지 않았고, 숙소 앞으로 찾아와 한참을 기다리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또 신인 여배우에게 연기를 지도한다면서 과도한 신체적 접촉을 시도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 스태프는 “(김 감독이)스커트 안쪽으로 손을 집어넣어서 사타구니 쪽을 만졌다거나, 배를 주무르면서 긴장을 풀라고 가슴 부위를 주물렀다던가 아니면 자기가 남자친구 그런 거라 생각하고 대하라고 그러면서 강제 키스 정도까지…”라고 ‘PD수첩’과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일반인 H 씨는 ‘드라마 쫑파티’라는 지인의 말에 속아 한 가라오케에 갔다가 조 씨에게 소름 끼치는 일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H 씨는 당시 조 씨와 당시 조 씨의 기획사 대표 등 남성 약 15명이 룸에 있었다며, 맞은편에 자리한 조 씨에게 ‘팬입니다’라는 인사를 건넨 뒤 30분 정도 앉아 있다가 화장실에 가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났다고 설명했다.
H 씨는 화장실 문을 닫으려는 순간 비좁은 칸 안으로 조 씨가 들어왔고, 등으로 문을 막고 선 조 씨가 자신에게 강제 키스를 시도하면서 바지를 벗었다고 주장했다.
팬이라는 말에 조 씨가 오해했다고 생각한 H 씨는 안간힘을 쓰며 “저는 이런 스타일이 아니다. 죄송하다”고 말했지만, 조 씨는 “괜찮아. 그러면 다쳐. 조용히 해”라고 했다고.
H 씨는 5분이 넘는 시간 동안 실랑이를 벌이며 땀범벅이 돼서야 겨우 화장실 칸에서 빠져 나올 수 있었다며 “제일 괴로운 건 그 사람 목소리다. 귓가에 그 사람 목소리, 체취, 그 느낌. 그게 너무 소름 끼치는 거다. 아직까지 잊혀지지 않으니까”라고 말했다고 ‘PD수첩’ 측은 전했다.
김 감독과 조 씨가 성폭력 피해를 주장한 이들 중 일부를 고소한 가운데, ‘PD수첩’이 후속편에서 어떠한 의혹을 제기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방송은 7일 밤 11시 10분.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정정보도문
본보는 2018. 6. 3. <김기덕 감독, 자신을 고소한 여배우 무고죄로 맞고소> 제목의 기사 등에서 ‘영화 뫼비우스에서 중도하차한 여배우가 베드신 촬영을 강요당하였다는 이유로 김기덕을 형사 고소하였다’는 취지로 보도’하였습니다. 그러나 사실 확인 결과, 위 여배우는 김기덕이 베드신 촬영을 강요하였다는 이유로 고소한 사실이 없으므로 이를 바로 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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