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前대표 등 핵심인물 소환… 신일측 “모함에 굴복말라” 글 올려
‘150조 원 가치의 금괴가 실려 있는 보물선을 인양해 수익을 나눠 주겠다’며 투자금을 끌어모은 러시아 함선 돈스코이호 투자 사기 의혹에 대한 경찰 수사에 속도가 붙고 있다. 하지만 신일그룹 측은 여전히 “자금 조달이 가능할 것”이라며 투자자들을 설득하고 있어 피해 확대가 우려된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이날 신일그룹 전 대표인 최용석 씨(52)와 류상미 씨(48·여)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밤늦게까지 조사했다.경찰은 이번 사건의 또 다른 핵심 인물인 신일그룹 돈스코이호 국제거래소 대표 유모 씨를 지난달 조사했다.
경찰에 따르면 신일그룹은 국내에 가상통화 거래소를 만든 뒤 ‘돈스코이호에 담긴 보물을 자산화하면 가상통화 가치가 뛸 것’이라고 홍보하며 투자자들을 끌어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싱가포르에 페이퍼컴퍼니 ‘싱가포르 신일그룹’을 만들고 돈스코이호의 금괴를 담보로 가상통화를 발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경찰은 싱가포르 신일그룹의 전 대표 류승진 씨(43)가 사실상 최 씨와 류상미 씨를 지휘하며 투자 사기를 기획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류승진 씨는 류상미 전 대표의 남동생이다. 류 씨는 2014년 다른 사기 사건으로 문제가 되자 해외로 도주했으며 현재 베트남에 잠적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도 신일그룹 측은 돈스코이호 인양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9일 서울 영등포구 신일그룹 본사에서 만난 한 직원은 ‘돈스코이호 인양이 가능하냐’란 질문에 “러시아 배인데 러시아에서 투자를 안 하겠느냐”며 “자금 조달이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싱가포르 신일그룹은 압수수색으로 홈페이지가 폐쇄된 것에 대해 투자자 인터넷 커뮤니티에 “해외 상장을 위해 서버를 해외로 이전하고 있다. 외부 모함과 시기에 굴복하지 마라. 싱가포르 신일그룹은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는 글을 올렸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송혜미 인턴기자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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