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여성 우월주의 커뮤니티 ‘워마드’ 운영자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추적 중인 가운데, 워마드 운영자라고 밝힌 A 씨가 경찰이 씌운 근거 없는 혐의에 반박한다는 내용의 글을 워마드 사이트 공지사항 게시판에 올렸다.
9일 밤 워마드 사이트 공지사항에는 ‘경찰이 씌운 근거 없는 혐의에 대해 반박한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작성자는 ‘관리자’로 돼있으며, 해당 글에서 작성자는 자신이 워마드 운영자라고 밝히고 있다.
워마드 운영자로 추정되는 작성자 A 씨는 “경찰의 근거 없는 편파 수사로 인해 사실상 한국에 들어갈 자유를 박탈당한 상황”이라며 “미국에 들어가지 않으면 그만이다 생각하고 무시하려다가도 증거도 없이 집요하게 괴롭히는 경찰에 의해 여러 가지 가능성과 자유가 침해당했다는 것에 분노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수개월 간 고민한 뒤 결론을 내렸다며 “편파수사에 몸을 사리고 대응하지 않는 것이야 말로 경찰이 바라던 바대로 되는 일이 아닐까. 부당하게 박탈당한 권리를 되찾기 위해 변호사를 선임해 싸워나가려 한다”고 밝혔다.
A 씨는 “저와 관련된 혐의가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는 당사자로서 한국 경찰이 범죄 사실에 대한 충분한 증거도 확보하지 않고서 압박수사를 하고 있다는 점을 알린다”면서 경찰이 밝힌 음란물 유포 방조와 증거인멸 혐의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A 씨는 우선 음란물 유포 방조죄에 대해 “워마드 운영자로서 위법적인 콘텐츠를 발견할 때마다 성실하게 삭제하고 있다”면서 “워마드는 수익을 목적으로 하지 않기 때문에 법적으로 온라인 서비스 제공자에게 요구되는 것을 다 해야 하는지도 의문인데 일단은 지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한민국 법령에 맞춰 명예훼손, 모욕 음란물에 해당하면 삭제해왔고, 미처 발견하지 못해 남아있는 게시물은 있을 수 있으나 고의로 방치한 게시물은 없다”며 “방송통신위원회는 워마드 관리자가 신의 성실하게 음란물을 삭제한 것을 잘 알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대 누드모델’ 사진을 올려 검거된 홍모 씨의 증거인멸을 도왔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경찰이 홍본좌(홍 씨)의 메일을 확인했다면 운영자가 아무 답변을 하지 않은 것도 확인했을 것”이라면서 “삭제하겠다고 답변하지도 않았는데 기록 삭제에 협조했다는 혐의를 어떻게 씌울 수 있는가?”라고 따져 물었다.
A 씨는 “경찰은 법적으로 워마드를 폐쇄할 수 있는 근거가 없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공권력을 휘두르며 근거도 없이 운영자에게 아무 혐의나 덮어 씌워서 수사하고, 어떤 식으로든 불이익을 주고, 체포하겠다고 협박하면서 폐쇄를 시도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대한민국은 여성 한정 표현과 신념의 자유가 박탈되는 국가인가?”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변호사를 선임하여 가능한 모든 대응을 해 나가려 한다”며 “제게 씌워진 말 같지도 않은 혐의들을 벗는 것이 1차적인 목표고, 사실을 과장하고 소설을 쓰고 말도 안 되는 혐의를 씌운 경찰담당자들과, 증거 같지도 않은 증거를 보고 체포영장을 발부한 판사를 공권력 남용 혐의로 처벌하고 좌천시키는 것이 또 다른 목표”라고 주장했다.
한편 부산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5월 아동음란물을 방조한 혐의로 워마드 운영자에 대한 체포영장을 신청해 발부받았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워마드 회원을 중심으로 여성들 사이에서 ‘워마드 죽이기’라는 비판과 함께 편파수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민갑룡 경찰청장은 9일 “경찰은 누구든 불법 촬영물을 게시, 유포, 방조하는 사범에 대해 엄정히 수사하고 있다”며 “일베(일간베스트)에 불법 촬영물이 게시된 사안을 신속히 수사해 게시자를 검거하고 불법 촬영물을 유포하고 조장하는 행위에 대해서도 수사를 해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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