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개편을 앞두고 불신의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는 그동안 가입자의 노후소득 보장 확대보단 기금 고갈 시기를 늦추는 데만 초점을 맞춰 개편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13일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1988년 도입된 국민연금은 지난 30년 동안 크게 두 차례 개편했다. 1차 개편은 연금 도입 10년 만인 1998년에 이뤄졌다. 1990년대 초부터 저부담-고급여 체계를 계속 유지하면 재정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다.
이에 보험료율을 6%에서 9%로 올리고, 소득대체율(가입자의 평균소득 대비 노후 연금수령액이 차지하는 비중)을 당시 70%에서 60%로 낮췄다. 또 수급연령을 2013년부터 기존 60세에서 5년마다 1세씩 올려 2033년부터는 65세가 돼야 연금을 타도록 조정했다. 결국 더 많이 내고, 더 늦게, 더 조금 받도록 조정한 것이다. 당초 보험료율을 단계적으로 12.65%까지 올리고, 소득대체율을 40%까지 낮추는 안을 추진했으나 가입자들의 반발에 부딪혀 이 계획은 무산됐다.
국민연금 고갈론은 첫 재정추계를 한 2003년 다시 불거졌다. 보험료율 9%와 소득대체율 60%를 유지하면 2036년 적자가 발생하고 2047년에 기금이 바닥난다고 예측한 것이다.
이듬해인 2004년 6월 노무현 정부는 보험료율을 2030년까지 15.9%로 높이는 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당시 여당은 보험료율 인상에 유보적 입장을 보였고, 야당은 반대했다. 이후 2006년 6월 정부는 보험료율을 12.9%로 높이고 소득대체율을 50%로 낮추는 법안을 국회에 제출했으나 결국 부결됐다. 이듬해인 2007년 소득대체율만 2028년까지 40%로 낮추는 2차 개편이 이뤄졌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 때도 근본적인 연금 개혁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명박 정부 때인 2008년 2차 재정추계 시 연금 소진 시기가 2047년에서 2060년으로 13년 연장되는 것으로 예측되면서 제도 개선은 이뤄지지 않았다.
박근혜 정부 때인 2013년 3차 재정추계에선 2차 때와 같은 결과가 나오면서 개선 필요성이 제기됐지만 여야가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번에 연금 개편이 이뤄진다면 11년 만에 이뤄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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