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이 먼저 알아야 의정 잘한다”
추경안 심의-행정사무감사 앞두고 폭염에도 심의 노하우 등 교육받아
“무더위에 땀 흘려가면서 감사기법을 익히고 예산 보는 눈을 키웠어요. 의원으로서의 역량을 키운 시간들이 뿌듯하기만 해요.”
초선인 정종순 충남 공주시의원은 “과연 배운 걸 실전에 접목해 시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의정을 제대로 펼칠 수 있을지 벌써부터 긴장이 된다”고 말했다. 여기서 실전이란 추가경정예산안 심의(21, 22일)와 행정사무감사(다음 달 3∼11일)를 가리킨다.
○ ‘송곳 의정’ 준비 강행군
정 의원을 포함해 충남 공주시의원 12명은 찜통더위가 기승을 부린 지난달과 이달 내내 쉴 틈이 없었다. 개원식을 가진 지 채 20일도 안 된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9일까지 감사 및 예산심의 교육을 소화해야 했기 때문이다. 총 7일, 15시간에 걸친 이 교육은 집행부 업무보고 청취와 상임위 개최 등 통상적 의정 활동의 틈새 시간에 이뤄졌다.
감사원에서 30년 동안 근무한 양주석 감사관 등 2명의 강사를 초빙해 감사 계획 수립, 실제 감사 기법, 예산안 심의 노하우 등에 대한 교육을 받았다. 양 감사관은 “하나라도 더 배워보려는 의원들의 진지하고 열의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며 “의원들의 자질이 높아지면 집행부를 잘 견제하면서도 불필요한 에너지 낭비도 막을 수 있는 만큼 이런 교육은 권장할 만하다”고 전했다. 교육을 마친 농협조합장 출신의 초선 이재룡 의원은 “집행부의 입장에서 감사를 받아봤지만 감사를 해본 경험은 없어 유익했다”며 “이번 행정사무 감사에서는 일부 축제에 낭비적인 요소가 있는지 면밀히 살피는 데 중점을 두겠다”고 다짐했다.
교육 강행군을 주문한 것은 4선 경력의 박병수 시의회 의장을 비롯한 선배 의원들이었다. 전체 의원의 3분의 2(8명)는 감사 경험은 물론 행정용어조차 접해보지 못한 초선들이다. 이에 따라 이들을 빨리 정예군으로 키워 의정 역량을 높이는 게 공주시의회의 과제로 부상했다. 개원 직후 실시되는 심의와 감사는 종종 그 의회의 의정능력을 가늠하는 잣대로 작용한다.
○“주민만 보고 가자”
박 의장은 “의원들이 제대로 알아야 시민을 위한 의정을 펼칠 수 있고 집행부에 대해 권위를 확보할 수 있다”며 강도 높은 교육을 소화할 것을 주문했다. 박 의장과 재선의 이종운 의원은 꼬박꼬박 강의실을 지켜 솔선수범했다. 의회는 다음 달 행정사무감사가 끝나는 대로 의원들의 컴퓨터 교육 기회를 마련하기로 했다.
이번 8대 공주시의회는 일단 시민들의 기대 속에 출발했다. 시작부터 ‘열공 모드’인 데다 의회의 원구성도 이렇다 할 불협화음 없이 이뤄냈다. 6일 개원하면서 의원 만장일치로 박 의장을 뽑고 부의장에는 이창선 의원, 의회운영위원에는 이맹석 의원, 산업건설위원장에는 이재룡 의원, 행정복지위원장에는 이상표 의원을 각각 선출했다. 박 의장이 연일 의원들에게 “주민만 보고 가자”고 독려하는 것은 지난 의회에 대한 자성 때문이다. 박 의장은 “지난번 의회가 원 구성을 놓고 편가르기와 싸움, 법정소송 등을 일삼아 실망을 줬다. 시민들이 그런 의회를 준엄하게 심판해 이번 선거에서 대폭 물갈이를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를 교훈삼아 오로지 시민의 행복만을 염두에 두고 의정활동을 펴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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