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영동군 학산면 박계리에 있는 ‘독립군 나무’가 올해 최악의 폭염과 가뭄에도 위풍당당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영동군 제공
충북 영동군 학산면 박계리 마을 입구에는 ‘독립군 나무’(영동군 보호수 제43호)로 불리는 느티나무가 있다. 높이 20m, 둘레 10m로 수령은 350여 년으로 추정된다. 이 나무는 원래 각각 떨어진 두 그루이지만 밑동이 붙어 자라면서 멀리서 보면 한 그루처럼 보인다.
이 나무가 독립군 나무로 불리게 된 것은 일제강점기 당시 주민들이 이 나무 위에 흰 헝겊을 달아 일본 헌병의 동태를 살핀 데서 유래했다. 독립군들도 이 나무에 자기들만 아는 표시를 해 활동했다. 3·1운동 때에는 서울에서 남부지방으로 독립선언문을 전달하는 데 이 나무가 큰 역할을 했다.
사상 최고의 폭염과 가뭄 속에서도 독립군 나무가 위풍당당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오랜 풍파로 쇠약했지만 영동군이 지난해 말부터 보호작업을 하면서 활력을 되찾았다. 영동군은 나무의 생육을 촉진하기 위해 밑동 주변의 흙을 걷어내고 영양제가 섞인 마사토를 새로 깔기로 했다. 나무줄기에 영양제도 투입했다. 또 낡고 부서진 둘레석을 말끔히 정비하고 자투리 공간에 자연친화적 휴식공간을 설치했다.
학산면 관계자는 “애국지사가 많이 배출된 충절의 고장에서 순국선열들의 넋이 깃든 이 독립군 나무는 영물(靈物)이나 다름없다”라며 “조국 광복의 감동을 전하고 주민들의 쉼터와 사랑방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잘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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