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고용정보원이 최근 발표한 전국 ‘소멸 위험지역’ 실태 보고서는 농촌 지역 등의 인구 절벽 위기가 먼 훗날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전국 시군구 10곳 중 4곳이 사라질 위험에 처했으며 의성군처럼 농촌 지역 뿐 아니라 부산 중구와 경북 경주·김천 등 도시지역까지 소멸위험 지역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교육부가 13일 국회 교육위원회에 보고한 업무 현황에서는 학령 인구 감소로 인한 정원 미달로 2021년까지 사립대 38곳 가량이 폐교할 수 있다고 밝혔다. 대학 한 곳이 문을 닫으면 해당 대학 뿐 아니라 지역 사회와 경제까지 휘청거린다.
인구 감소로 인한 중고등학교나 대학교 폐교는 미래 사회에 대한 꿈을 키울 곳이 없어지는 것이어서 미래가 없어지는 것과 같다는 것이 교육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한국고용정보원 이상호 부연구위원은 “최근 자동차와 조선업의 침체로 지방 제조업이 구조조정에 들어가면서 지방 소멸 위기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 전북 군산 월명체육관에서 벌어진 KBL(한국농구연맹) 유소년 클럽농구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유소년 클럽 선수들을 이끌고 군산에 들어온 10개 프로농구 구단 관계자들은 숙소를 잡다가 깜짝 놀랐다. 시내에서 시설이 좋다고 하는 호텔 하루 숙박비가 예상보다 너무 쌌기 때문이다. 가격 인하 경쟁까지 붙어 평소 8만 원 이상 되는 수준의 방을 2만5000원에 구할 수가 있었다.
한 때 조선업과 자동차산업 호조에 힘입어 지역 내 관광산업까지 번창했던 군산이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와 GM대우 군산공장 가동 중단 여파로 지역 경제가 침체한 데 따른 ‘웃픈’ 현실이었다.
지난해 통계청이 발표한 인구 추계에 따르면 한국의 전체 인구도 2031년부터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합계출산율 계산 방식에 따라서는 지금보다 불과 10년 후인 2028년 전체 인구가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인구 감소의 영향은 비대칭적이어서 수도권 대비 비수도권의 상대적 비중이 1993년 55.7%에서 지난해 50.6%까지 줄었다고 한국고용정보원 보고서는 지적했다. 특히 20~30대 연령층 비중은 이미 2007년 절반 이하로 떨어졌고 지난해에는 47.0%로 점차 낮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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