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리더 인터뷰]“여야 정치이념을 뛰어넘어 전국적 협치 모델 만들겠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8월 20일 03시 00분


배지숙 대구시의회 의장

배지숙 대구시의회 의장은 16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정치를 바라보는 시선이 어느 때보다 곱지 않다”며 “시민들 가까이서 살뜰하게 챙길 수 있는 지역 정치의 기능이 매우 중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대구시의회 제공
배지숙 대구시의회 의장은 16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정치를 바라보는 시선이 어느 때보다 곱지 않다”며 “시민들 가까이서 살뜰하게 챙길 수 있는 지역 정치의 기능이 매우 중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대구시의회 제공


“정치 이념을 넘어선 전국적 협치 모델을 만들어 보겠습니다.”

배지숙 대구시의회 의장은 16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자유한국당과 더불어민주당의 양당 구도로 내부 갈등과 마찰이 커질 것이라는 걱정이 안팎에 많았지만 지금까지는 더 열정적이고 활발한 모습을 보이는 장점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대구시의회는 1991년 개원 이후 처음으로 진보 정당 시의원 5명이 한꺼번에 입성했다. 한국당 소속 의원 25명을 포함해 모두 30명이 제8대 시의회를 이끌어간다.

배 의장은 “정치와 이념, 성향의 다양화가 시의회를 성장시킬 것으로 믿고 있다. 시의원 모두 이제 지방 정치가 시민에게 희망을 줘야 한다는 인식에 공감하고 있어 협력의 긍정적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달 1일 시의회가 대구취수원 이전에 부정적인 견해를 밝힌 김은경 환경부 장관의 사과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한 일은 협치의 대표 사례로 꼽힌다. 여야 시의원들이 합심해 지역 현안에 발 빠르게 대처했다는 이야기가 많았다. 배 의장은 “장관 사퇴 촉구 같은 형식적이고 자극적인 내용은 넣지 않았고, 취수원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시민들의 간절한 마음을 담아냈다. 시의회로서 격이 다르다는 칭찬을 많이 들었다”고 했다.

앞서 대구시의회는 지난달 ‘맑은 물 공급 추진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본격 활동에 들어갔다. 여야 시의원 7명이 2020년 6월까지 대구취수원 이전을 비롯해 시민들의 먹는 물 개선 방안을 연구한다. 지역의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고 시의회 차원의 대응 체계도 논의할 계획이다. 배 의장은 “특별위원회 이름은 여야 의원들과 머리를 맞대 결정했다. 취수원 이전 문제에 국한하지 않고 후손과 미래를 생각해 더 포괄적인 의미를 표현해야 한다는 판단에 모두 뜻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3선인 배 의장은 대구시의회 첫 여성 의장이라는 ‘1호 타이틀’을 갖고 있다. 이로 인해 책임과 부담이 더 크다는 그는 “정치인은 누구보다 시대의 흐름을 잘 읽고 행동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풀뿌리 민주주의의 변화를 직시하고 개선하는 노력을 가장 먼저 실천하기 위해 전반기 의장이 되겠다고 다짐했다”고 했다.

배 의장은 “대구시민들이 침체된 경제로 인해 힘든 데다 유례없는 폭염까지 겹쳐 삶에 지쳐 있다. 시의회가 예전과 다르지 않다면 누가 제대로 돌아보겠느냐며 동료 의원들에게 호소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수의 심장으로 일컫는 대구에서 첫 여성 의장이 탄생한 것에 시민들이 적잖게 놀라고, 시의회 활동에 많은 관심을 보이는 것을 느낀다. 의회가 한 단계 도약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맡은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배 의장은 요즘 매일 밤늦게까지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시민 한 사람이라도 더 만나서 손을 잡고 대구를 위한 소중한 의견을 듣기 위해서다. 그는 “그날 할 일을 미루지 못하는 성격이다. 사무처 직원들이 고생스럽지만 잘 따라줘서 고맙다”고 했다.

배 의장에게 “감투가 없었던 평의원 때보다 더 깊이 고개를 숙이고 더 깍듯하게 인사하는 것 같다”고 하자 그는 “시민들에게 진실한 모습을 보여주고 동료 의원들에게는 존경심을 표현하려고 하다 보니 그런 것 같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이어 “정치 소신이 언행일치다. 의장이 가장 낮은 자세로 일해야 의회 전체가 잘 소통할 수 있지 않겠느냐”라고 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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