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상 중인 제19호 태풍 솔릭(SOULIK)의 경로 예측이 엇갈리고 있다. 수도 서울을 기준으로 좌 또는 우로 이동할 것이란 상반된 관측이 제기 된 것. 태풍 솔릭이 왼쪽으로 이동하는 경로를 잡으면 서울은 ‘위험반원’에 속해 큰 피해가 우려된다. 반면 오른쪽 경로 예측이 맞는다면 ‘가항반원’에 속해 상대적으로 피해가 작아질 전망.
기상청의 21일 오전 10시 예보에 따르면 태풍 솔릭은 23일 오전 9시 전남 목포 남서쪽 약 120km부근 해상을 지나 서해상으로 북동진하다가 태안반도 부근으로 상륙한다. 이어 대각선 방향으로 우리나라를 관통한다. 충남 예산, 경기도 평택,용인, 광주, 가평 인근 등을 지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태풍 솔릭이 24일 오전 9시 속초 서북서쪽 약 60km 부근 육상을 거쳐 동해로 빠져 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경우 서울은 태풍 중심의 왼쪽에 위치한다. 반시계 방향으로 도는 태풍의 바람과 편서풍이 부딪히며 상쇄돼 풍속이 줄어드는 이른바 ‘가항반원’에 속한다.
목포 앞바다에 도착할 땐 중심기압 975헥토파스칼(hPa), 중심부근 최대풍속 32m/s(115km/h)의 중간 강도 중형 태풍. 다음날 속초 인근을 통과할 시점엔 중심기압 990hPa, 최대풍속 24m/s(86km/h)의 약한 소형 태풍으로 세력이 축소된다.
하지만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JTWC)의 태풍 솔릭 경로 예측은 조금 다르다. JTWC는 이날 오전 6시 발표한 예보에서 태풍 솔릭이 23일 자정 무렵 제주도를 관통한 뒤 해남 부근으로 상륙해 서해안을 따라 북상할 것으로 봤다. 군산과 인천을 통과하는 경로다. 이후 동북쪽으로 방향을 틀어 경기도 연천과 강원도 원천 부근으로 북상한다.
이 경우 서울 등 수도권은 태풍의 바람과 편서풍이 합쳐져 강풍의 위력이 더욱 커지는 태풍의 우측, 즉 위험반원에 속하게 된다. JTWC는 24일 자정 무렵 태풍이 솔릭이 서울 인근을 지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우리나라를 관통할 때 풍속은 34노트(63km/h)에서 63노트(117km/h)사이로 그리 강하지 않을 것으로 봤다. 이는 미국 기준으로 태풍 아래 등급인 열대성 저압부(TD)에 속한다.
태풍은 바람과 함께 많은 비를 품고 있다. 이와 관련 기상 전문가인 반기성 케이웨던 예보센터장은 이날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위성사진을 보면 태풍의 눈이 아주 또렷이 보인다. 최근 몇 년 동안 이 정도로 우리나라에 가까이 온 태풍 중에서 태풍의 눈이 보인 적이 없었다. 태풍의 눈이 보이는 경우는 상당히 강한 태풍”이라며 “이번 태풍은 최근 몇 년 동안 우리나라 주변으로 지나갔던 태풍 중 가장 강한 태풍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반 센터장은 제주도가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제주도를 지날 때가)가장 강력한 태풍 세력을 가졌을 때다. 우리나라 남해안 쪽 해수 온도가 높다. 올라오면서 그렇게 약해지지 않을 것 같다”며 “목포에 상륙할 때도 강한 태풍 급이 아니겠나. 남부 지역 쪽으로는 최고 강수량이 400mm까지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단시간에 내리기 때문에 산사태, 범람, 침수 등의 피해가 예상된다”며 “최고 풍속도 남부 지방 쪽은 초속 35m 이상의 강풍이 예상된다. 초속 35m 이상일 경우 집이 거의 붕괴되는 수준이다. 초속 40m 이상이면 사람이 날아가고 고층 아파트 유리창이 깨지고 굉장히 피해가 심하다”고 말했다.
또 “동해안도 비가 많이 올 것 같다. 태풍의 중심이 지나가는 지역인 전라도, 충청도, 서울 지역은 바람도 강하고 비도 많이 내려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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