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정 스님, 불신임안 인준 하루 앞두고 퇴진 의사…예산 수덕사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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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8월 21일 14시 10분


설정 스님. 사진=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설정 스님. 사진=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설정 스님이 21일 퇴진 의사를 밝혔다.

설정 스님은 이날 오후 1시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잘못된 한국 불교를 변화시키기 위해 종단에 나왔지만 뜻을 못 이루고 산중으로 되돌아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설정 스님은 은처자 의혹 등과 관련해서는 “저는 분명히 이 자리에서 다시 말한다”며 “그런 일이 있다고 한다면 여기 나오지 않았다”며 강하게 부인했다.

설정 스님은 “1700년의 역사 속에서 국민들과 고락을 함께해 온 호국불교의 도도한 흐름을 외면하고 금권화, 정치화, 세속화되고 있는 종단의 현실이 너무나 비참하고 혼탁스럽다”며 “참으로 부처님답지 않는 모습들이 계속되는 한 우리 불교는 희망이 없다고 생각했다. 우리 종단은 지금 바로 즉시 환골탈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부대중 모두가 지금 자신의 삶과 뼈를 깎아내는 대참회, 대각성을 통해서 건전하고 건강한 종단으로 나가기 위한 의식의 각성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설정 스님은 기자회견 후 조계종 본산인 서울 종로 조계사 대웅전에 들른 뒤 충남 예산 수덕사로 내려갈 예정이다.

앞서 설정 스님은 은처자 논란에 휩싸인 끝에 지난 1일 조만간 용퇴하겠다는 뜻을 밝혔으나, 최근 기득권 세력의 조직적인 음해와 개혁을 이유로 연말에 물러나겠다며 사퇴 입장을 번복했다.

이후 지난 16일 조계종 중앙총회에서 설정 스님 불신임 결의안이 가결됐고, 오는 22일 열리는 원로회의에서 불신임안을 다룰 예정이었다.


김혜란 동아닷컴 기자 lastleas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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