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리모델링 제대로]작년 4만명 ‘재직자 노령연금’ 적용
1인당 월평균 수령액 13만원 삭감… OECD “근로의욕 꺾어” 지적
‘기초연금 삭감’도 개선 목소리 커져
국민연금이 노후 소득보장 기능을 제대로 하려면 소득대체율 조정뿐 아니라 ‘용돈 연금’마저 ‘쥐꼬리 연금’으로 쪼그라들게 만드는 각종 삭감 제도를 개편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표적인 예가 ‘재직자 노령연금’과 ‘국민연금 연계 기초연금 감액’ 제도다. ‘재직자 노령연금’은 일하는 노인의 국민연금을 깎는 제도다. 연금 수급권자(62∼64세) 중 직장에 다녀 월 227만516원을 초과한 소득이 생기면 연금 수령액이 최대 50% 줄어든다. 소득이 있는 고령층의 연금을 줄여 재정을 강화하는 한편 노후소득의 형평성을 맞추기 위한 조치다.
하지만 국민연금 월평균 연금 수령액이 38만 원에 불과하다 보니 “용돈 수준의 연금마저 쥐꼬리로 만든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또 일하는 노인들은 “일하는 것도 힘든데 우리가 봉이냐”고 반발해왔다. 이 제도에 따라 지난해 연금이 삭감된 가입자는 4만4723명이나 된다. 1인당 평균 삭감 액수는 13만4170원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이 같은 제도가 고령층의 근로 동기를 약화시켜 장기적으로는 노후 보장, 연금재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국민연금 제도발전위원회 역시 이런 비판을 의식해 “당분간 현행 제도를 유지하지만 재직자 노령연금 폐지를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정확한 로드맵을 제시하지 않아 폐지 여부는 미지수다.
국민연금 수령액이 기초연금의 1.5배를 초과하면 해당 노인의 기초연금을 삭감하는 제도도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다. 국민연금을 받는 노인의 기초연금액은 국민연금 수령액을 고려해 산정한다. 8월 현재 기초연금 기준연금액은 20만9960원이다. 이 금액의 1.5배인 31만4940원을 초과해 국민연금을 받으면 기초연금을 깎는다. 국민연금 수령액이 크면 클수록 기초연금이 줄어드는데 최대 10만 원까지 삭감될 수 있다.
사실 국민연금 30여만 원에 기초연금 20여만 원을 합쳐 50여만 원을 받는다 해도 한 달 생활하기가 빠듯하다. 하지만 이마저 일부 삭감되다 보니 고령층의 불만이 클 수밖에 없다. 제도발전위는 기초연금 연계 제도 역시 폐지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내부 의견이 엇갈려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최영준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는 “기초연금을 강화한다면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을 40%로 낮춰 유지해도 상관없다”며 “국민연금뿐 아니라 퇴직연금 기초연금 등을 통합적으로 강화해야 안정적인 노후소득이 보장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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