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행정처 압수수색영장 50건 모두 기각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9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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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사들 행정권남용 거점활동 정황… 검찰, 울산지법 부장판사 조사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의 핵심인 대법원 법원행정처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영장이 법원에서 모두 기각된 것으로 확인됐다.

2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1부(부장검사 신봉수), 특별수사3부(부장검사 양석조)가 이날까지 사법행정권 남용 수사 과정에 청구한 압수수색 영장 208건 중 약 11%인 23건만 발부됐다. 일반 사건의 압수수색영장 발부율(99%)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낮은 수치다. 특히 검찰이 법원행정처에 대해 청구한 50건의 압수수색영장은 1건도 발부되지 않고 모두 기각됐다.

검찰이 법원행정처에 대해 청구한 영장은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 손해배상 소송, 전교조 법외노조 사건 재판 거래 의혹과 관련한 영장 등이다. 법원행정처가 청와대와 소통했던 정황, 법관 인사 불이익 혐의의 핵심 증거가 담겨 있을 가능성이 높은 법관 PC가 그 대상이었다. 특히 법원행정처 국제심의관실, 사법정책실, 사법지원실, 윤리감사관실 모두 압수수색영장이 기각됐다. 검찰은 법원행정처 심의관이 작성한 문건이나 메신저, 이메일을 확보하지 못한 채 관련 법관들을 소환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검찰은 법원행정처 근무를 마친 뒤 일선에서 ‘거점 법관’으로 활동한 판사들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하는 등 관련 의혹을 본격적으로 수사 중이다. 검찰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 당시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심의관 출신인 울산지법 정모 부장판사, 서울서부지법 기획법관으로 근무한 나모 부장판사 등을 연이어 소환했다.

2013년 2월부터 2년간 법원행정처의 기획조정심의관으로 근무한 정 부장판사는 2015년 서울중앙지법으로 발령 난 이후에도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지시를 받아 진보 성향 판사들의 인터넷 포털 커뮤니티 ‘이판사판’의 동향을 파악해 법원행정처에 보고했다. 정 부장판사와 같은 시기 기획조정심의관을 지낸 나 부장판사도 2016년 서울서부지법 법원 집행관 비리 사건의 검찰 수사기밀을 임 전 차장에게 유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다만 검찰은 지난달 23일 대구지법 포항지원 나 부장판사의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았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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