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35만 명의 서부경남 거점도시인 진주시에서 시명(市名)과 동일한 민간 신문의 제호와 역사성을 놓고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옛 진주신문 구성원과 현 진주신문 경영진이 충돌 주체다. 감정 대립이 격화돼 법적 다툼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옛 진주신문에 몸담았던 언론인들은 최근 “현 ‘진주신문’은 진주의 언론역사 왜곡을 중단하고 옛 ‘진주신문’ 관계자들에게 사과하라”는 성명을 냈다. 현 진주신문이 지난달 24일 창간 1주년 기념호를 내면서 옛 진주신문의 정신과 유산을 물려받은 것처럼 표현했다는 이유에서였다.
옛 진주신문 구성원들은 “‘역사와 전통이 있는 옛 진주신문의 정신을 이어받아 창간했다’는 표현은 명백한 역사왜곡이며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주장했다. 현 진주신문 구성원이 옛 진주신문과는 전혀 무관하며, 당시 1만 원짜리 주식 한 장 가져본 적이 없다는 설명이다. 특히 제호 아래 ‘30년 전통을 이어가는 지역신문’이라고 쓴 것은 허위라고 지적했다. 옛 진주신문 구성원들은 ‘30년 전통…’ 문구 삭제, 오해의 소지가 있었던 창간기념 행사 관련 정정보도, 옛 진주신문 구성원에 대한 사과 등을 요구했다.
현 진주신문은 “옛 진주신문의 올곧은 정신을 이어받자는 의미였지 다른 의도는 없다는 취지를 설명했음에도 과도하게 현 진주신문을 비하하고 있다. 옛 진주신문 구성원의 오해가 없도록 정리를 하고, 새롭게 태어난 신문으로서 정도를 갈 것”이라고 밝혔다. ‘30년 전통…’이라는 문구는 ‘세상을 보는 진실의 창’으로 바꿨다.
옛 진주신문은 1990년 3월 1000여 명의 시민주를 모아 창간한 뒤 진보적이고 개혁적인 주간지로 주목을 받았다. 경영난으로 2009년 휴간한 데 이어 2015년 폐간했다. 현 진주신문은 지난해 ‘진주시민의 대변지’를 기치로 이민순 대표가 창간했다. 인터넷과 함께 가끔 종이 신문도 발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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