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괴 위험’ 상도유치원, 철거 불가피?…전문가 “기둥 다 파괴된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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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9월 7일 08시 22분


사진=YTN 캡처
사진=YTN 캡처
서울 동작구 상도동의 다세대주택 공사장 흙막이 붕괴로 토사가 유출돼 기울어진 상도유치원 건물을 철거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문가 진단이 나왔다.

6일 오후 11시 22분께 동작구 다세대주택 공사장의 옹벽이 무너지면서 근처에 있는 상도유치원 건물이 기울었다. 소방당국은 10도가량 기울어진 것으로 파악했다.

한국시설안전공단 정수형 평가본부장은 7일 사고 현장 인근에 마련된 재난현장 통합지원본부에서 브리핑을 통해 “기울어진 건물 기둥이 다 파괴된 상태”라며 “건물을 사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정 본부장은 “기울어진 건물 일부와 기울지 않은 건물 부분이 접합돼있는 상태라 기울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정밀검사를 통해 철거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동명기술공단 김재성 토질 및 기초 기술사도 “기울어진 건물이 암반 위에 있는 것이면 문제없지만 (유치원) 아래는 흙을 쌓아 다진 것”이라며 “지지력이 상실됐으면 복구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김 기술사는 “현재 기울어진 상태로 버티고 있지만, 앞쪽에서 흙이 새면서 옆쪽으로 기울 가능성이 있다”며 “흙을 메우는 작업을 통해 붕괴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고가 난 다세대주택 공사장은 폭 50m에 높이 20m 짜리 흙막이(지반 굴착 시 주위 지반의 침하·붕괴를 막기 위해 세우는 가설 구조물)를 설치하는 공사가 80% 가량 진행된 상태였다.

흙막이 벽체가 무너지면서 전체 폭 중 40m가량이 무너져 흙이 쏟아졌고, 공사장과 인접한 상도유치원을 떠받치던 지반의 흙 일부가 흙막이를 뚫고 공사장으로 쏟아지면서 유치원이 중심을 잃고 기울어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공사장 흙막이 붕괴 원인과 관련해 최근 내린 비가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정 본부장은 “원인은 다양하다. 지반이 연약해진 부분도 있고, 비가 많이 와서 지하 수위가 상승했고, 시공했을 때 적절하게 하지 않은 부분도 있지 않겠나”라며 “사고조사위원회를 열어 조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기술사는 “많은 비가 내리면서 옹벽을 지지하는 지반이 연약해졌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현재는 많은 비와 설계·시공의 문제가 (기울어지는 사고에) 영향을 줬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기술사는 “옹벽 밑이 암반이 아니라 흙을 다진 부분인데 물을 많이 먹었다”며 “빗물이 들어가며 지반이 연약해지면서 옹벽이 무너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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