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웨이트에 다녀온 61세 남성(서울 거주)이 쿠웨이트에 다녀온 뒤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로 확진됐다. 2015년 5월 국내 첫 환자가 발생한 후 3년여 만이다. 정부는 이 환자가 이동 중 밀접 접촉한 사람을 20명 파악해 자택에 격리 조치를 진행 중이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달 16일부터 이달 6일까지 쿠웨이트를 방문한 뒤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를 거쳐 7일 입국한 A 씨가 8일 오후 4시경 메르스 양성으로 확진됐다고 밝혔다. A 씨는 현재 국가지정격리병상인 서울대병원에 격리돼 치료 중이다. 발열과 가래 말고는 심각한 증상은 보이지 않고 있다. 주치의인 김남중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현재로선 상태가 심각하지 않지만 과거 경험을 봤을 때 일주일 정도는 상태를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당국에 따르면 A 씨는 쿠웨이트를 방문 중이던 지난달 28일 설사 증세로 현지 의료기관을 찾았다. 이후 7일 오후 4시 51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해 검역관에게 설사 증상을 신고했고, 같은 날 오후 7시 22분 아내와 함께 리무진형 개인택시를 타고 삼성서울병원에 도착했다. 병원 의료진은 N95 보건용 마스크 등 개인보호구를 갖춘 채 A 씨를 응급실 내 격리실에 격리해 진료해 발열과 가래 등 메르스 의심 증상을 확인했다. 병원은 오후 9시 34분 보건당국에 A 씨를 메르스 의심환자로 신고했다.
보건당국은 사실 관계를 확인한 뒤 A 씨를 의심환자로 분류해 그를 8일 0시 33분경 음압구급차량(운전자와 환자 사이에 격벽이 있는 감염병 환자 이송용 차량)으로 서울대병원으로 이송했다. 서울대병원은 A 씨의 검체를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에 보냈고, 연구원은 이날 오후 4시 최종 확진 판정을 내렸다.
당국은 A 씨가 두바이에서 인천으로 올 때 아랍에미리트 항공 EK322편에 함께 탑승한 승객 중 앞뒤 3열에 앉았던 승객과 승무원을 조사해 이 중 승객 10명(전원 한국인)과 승무원 3명(한국인 2명 및 외국인 1명)을 밀접 접촉자로 분류했다. 여기에 A 씨를 검역한 인천국제공항 검역관 1명, 출입국심사관 1명, 택시 기사 1명, 삼성서울병원 등 의료진 4명, 가족 1명 등을 합해 총 20명이 밀접 접촉자로 분류됐다. 당국은 지금까지 분류된 밀접 접촉자의 신원과 현재 위치를 전부 파악했고, 앞으로 메르스 잠복기간(2주) 동안 자택에 격리 조치할 예정이다. 당국의 조사에 따라 밀접 접촉자 분류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A 씨의 회복 추이를 면밀히 관찰해 정확한 감염 경로를 파악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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