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父 “이영학, 아주 역겨워…내 손으로 죽이지 못한 게 한스러워”

이영학. 사진=채널A 캡처

1심에서 사형 선고를 받은 '어금니 아빠' 이영학(36)이 항소심에서 무기징역으로 감형된 가운데 피해 여중생의 아버지 A 씨가 "(이영학이) 아주 역겨웠고 제 손으로 죽이지 못한 게 한스럽다"라고 토로했다.

A 씨는 10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이영학에 대해 "(이영학이) 재판장에서 울면 감형 사유가 되는 거냐? 마음이 아프다. 재판 과정이 잘못된 것 같아서 억울하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서울고법 형사9부(부장판사 김우수)는 6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강간 등 살인) 혐의로 기소된 이영학의 항소심에서 사형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영학을 '일반적인 이성을 가진 사람'이 아닌 것으로 보고 "형사법의 책임주의 원칙에서 전제로 삼는 이성적이고 책임감 있는 사람으로 취급해 불법성이 최고형인 사형에 상응할 수 있다고 해서 사형을 내리는 것은 가혹하다. 피고인을 사회로부터 영구히 격리시킬 필요가 있다면 교화 가능성을 부정해 사형에 처할 정도로는 보이지 않는다"라고 판단했다.

A 씨는 이같은 판결에 "(이영학은) 일반적인 사람이 아니다. 더더욱이 그런 사람들이 이 사회에서 있어서는 안 된다고 보고 있다. 저는 더더욱 궁금했던 게 2심에서는 이영학의 성장 과정을 알 수가 없는데 조사한 바도 없고. 어떻게 그 성장 과정을 이야기를 하는지 이해가 안 됐다"라고 말했다.

이어 "2심 공판 과정에서 질문이 없었다. 신문을 하거나 물어본 내용들이 없다. 저는 2심 판단을 믿을 수가 없다"라며 "2심에서 신문이라고는 살인 당시 수건에 대한 걸 묻더라. 수건이 왜 있었냐. 자세하게 묻진 않고 거의 그냥 몇 마디에 그치는 수준이었다"라고 덧붙였다.

이영학이 "피해자에게 미안하다. 형을 줄여주면 자신의 딸을 위해 목표 있는 희망 된 삶을 살고 싶다"라고 적은 반성문을 10여 차례 작성해 재판부에 제출한 것에 대해선 "제 딸은 무엇이 되냐. 자기네들은 살인을 저지르고도 목표 있는 삶을 살겠다? 말이 안 되지 않냐"라고 분노했다.

한편 이영학은 지난해 9월 자신의 집에서 딸 친구 B 양을 수면제를 먹여 성추행한 뒤 살해하고, 시신을 강원 영월의 한 야산에 유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와 함께 난치병을 앓는 딸의 수술비 명목으로 받은 후원금 8억원을 사적으로 쓰고, 아내 최모 씨(사망)를 폭행하고 성매매를 강요한 혐의, 자신의 계부가 최 씨를 성폭행했다고 허위신고한 혐의도 받고 있다.

김소정 동아닷컴 기자 toysto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