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그룹 담철곤 회장(63)이 수질보전특별대책지역에 회삿돈 200여억 원을 빼돌려 별장을 지은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으면서 담철곤 회장에게 세간의 관심이 쏠린다.
특이한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담철곤 회장은 1955년 대구에서 한의원을 운영하던 화교 집안에서 태어난 화교 3세다. 미국 조지워싱턴대를 졸업하고 이양구 동양그룹 창업주의 차녀 이화경 씨와 10년 넘는 연애 끝에 결혼했다. 중학교 때 서울에 있는 서울 외국인학교에 진학했는데, 당시 이화경 씨를 만났다.
1980년 동양그룹에 입사해 동양시멘트에서 일하다 1년 후 동양제과로 자리를 옮겨 1983년 상무, 1984년 전무, 1985년 부사장으로 고속 승진했다. 부사장으로 근무하던 중 창업주 이양구 회장이 타계하자 동양제과 대표이사 사장을 맡아 경영권을 승계했다. 동양그룹은 창업주 이양구 회장의 첫째 사위인 현재현 회장이 물려받고, 담철곤 회장은 동양제과를 동양그룹과 계열분리하고 사명을 오리온으로 바꾼 뒤 오리온그룹 회장에 올랐다.
제과사업뿐만 아니라 유통, 미디어, 영화 등 사업을 다각화하며 그룹을 확장하다 2013년 횡령 등의 혐의로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고 이화경 부회장과 함께 오리온그룹 등기이사에서 물러났다. 담 회장은 집행유예 기간에도 일감몰아주기 논란과 편법상속 논란에 휘말리는 등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한편 담철곤 회장은 10일 경찰에 피의자로 출석했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업무상 횡령) 혐의로 담철곤 회장을 이날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으로 불러 조사했다. 오전 9시40분께 경찰에 출석한 담 회장은 '회삿돈 200억원을 별장 공사비로 지출하라고 지시한 적 있나', '건축 진행 상황을 보고받거나 지시한 적 있나' 등 질문에 "그런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그는 이날 밤 11시56분쯤 14시간 동안 조사를 마친 후 귀가했다.
담 회장은 이날 경찰 조사에서도 관련 혐의를 부인했으며, 회삿돈 유용 의혹에 대해서도 자신은 관련이 없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2008년부터 2014년까지 경기도 양평군 일대에 연면적 890㎡ 규모의 개인 별장을 짓는 과정에서 200여억원을 쓴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업무상 횡령))로 담 회장을 조사하고 있다. 담 회장은 개인 별장이 아닌 연수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담 회장의 별장 공사비 횡령 의혹은 지난해 4월 전직 오리온 직원들이 담 회장을 고발하는 탄원서를 서울중앙지검에 제출하면서 처음 알려졌다.
경찰은 지난 4월쯤 오리온 본사를 압수수색하고 이를 통해 확보한 회계자료 등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별장 공사비 지출에 관여한 오리온 직원 1명도 입건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