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거돈 시장, 소상공인 지원책 발표… 연내 수수료 적은 체크카드 도입
내년엔 특별자금 4000억으로 늘려… 1%대 초저금리로 1년간 집중지원
부산시가 지역 경제의 뿌리인 소상공인 생존을 위한 전면 지원에 나섰다.
어려움에 처한 소상인들이 문을 닫는 일이 없도록 자금 지원은 물론이고 국내외 관광객이 부산을 찾을 수 있게 골목상권을 골목산업으로 키우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오거돈 부산시장은 11일 오후 4시 소상공인 밀집지역인 부산진구 전포카페거리를 찾아 소상공인 지원책을 발표하고 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조종래 부산지방중기청장과 서은숙 부산진구청장, 김원중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부산본부장, 문정호 전포카페거리 상인회장, 업종별 대표 소상공인들이 참석했다.
부산에는 23만9000여 소상공 업체에 46만 명이 종사하고 있지만 5년 생존율은 27.8%에 불과하다. 부산 전체 사업체 수의 84.5%, 전체 종사자의 33.1%가 소상공인이다. 소상공인 평균 연령은 54.8세로 인생 2막을 설계해야 할 시기에 변화하는 경영환경에 적응하기 쉽지 않은 데다 최저임금 인상 부담이 커 창업과 폐업이 반복되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시는 3개 분야, 8개 과제, 22개 세부 방안을 추진한다.
경영 위기를 덜어주기 위해 소상공인 영업이익의 30%를 차지하는 카드수수료 인하 방안을 마련한다. 올해 안으로 신용카드 대신 수수료 부담이 적은 체크카드 ‘부산OK카드’를 도입한다. 매출액 3억 원 이하의 영세가맹점은 0.8%인 신용카드 수수료를 0.5%로, 3억∼5억 원 이하 중소가맹점은 1.3%에서 1%로, 5억 원 초과 일반가맹점은 2.5%에서 1.5%로 낮춘다. 내년부터는 수수료 0%인 ‘부산형 제로페이’도 추진한다. 이 카드에는 대중교통 이용과 할인 프로모션이 가능한 기능이 탑재된다.
창업 후 59.9%가 폐업하는 3년 미만의 ‘죽음의 계곡(데스밸리)’ 구간에 집중 지원하기 위해 내년에 소상공인 특별자금을 2000억 원 추가해 4000억 원으로 늘린다. 이들에게는 1%대 초저금리로 1년간 집중 지원한다. 3300여 개 업체를 대상으로 폐업 등 위기 대응과 생활 안정에 필요한 노란우산공제 가입 장려금을 업체당 월 2만 원씩 평균 6개월 지원한다.
최근 관광객과 일반 시민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골목에 문화를 입히고 골목생태계 조성으로 골목산업화를 시도한다. 이미 부산에는 전포카페거리, 사하구 감천문화마을, 수영구 빵천동, 영도구 흰여울마을, 동구 초량 이바구길 등 매력 넘치는 골목이 많다. 중구 대청로 99번길, 남구 목공골목, 동래구 명륜1번가, 사하구 회화마을도 소문난 골목이다. 이들 지역을 중심으로 라이프스타일을 체험할 수 있도록 수제맥주나 패들보드 같은 유망업종을 육성하고 특화해 부산 브랜드로 키워나간다.
20년 이상 장수 또는 가업을 승계한 소상공인을 뽑아 부산의 브랜드인 ‘백년이어家’로 키운다. 업종 변경과 제품, 포장에 산뜻한 디자인을 입혀 부가가치를 높인다.
음식·숙박업과 도·소매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성장 단계의 소상공인 업체에 현장 전문가인 슈퍼바이저를 파견해 경영 및 기술 지도를 시행한다. 음식점의 불편한 좌식형 테이블을 입식형으로 바꾸고, 자동주문기나 발권기도 설치한다.
임대료 등 지가 상승에 따른 임차인 및 영세상인의 내몰림 현상(젠트리피케이션)을 방지하기 위해 장기안심상가를 확대하고, 임차인의 상가 매입 지원과 함께 내년에 상가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 및 피해상담센터를 설치한다.
오 시장은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지역별 업종별 맞춤형 지원정책 마련에 힘을 쏟겠다. 소상공인 지원대책이 곧 부산 경제를 살리는 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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