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08원짜리 50만원에 불법 투약, 10명에 247차례 처방… 5억 챙겨
석달간 1억 넘게 쓴 30대 중독자도… 檢, 병원관계자 등 19명 입건
이른바 ‘우유주사’라 불리는 향정신성 수면마취제 프로포폴을 불법 투약한 성형외과 원장 홍모 씨(50) 등 3명이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다. 홍 씨는 원가가 2908원에 불과한 프로포폴 앰풀 20mL를 50만 원을 받아 172배의 폭리를 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검사 김태권)는 16일 서울 강남구 A성형외과를 적발해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등 위반 혐의로 원장 홍 씨와 병원 관계자, 투약자 등 19명을 구속 또는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홍 씨 등 병원 관계자 3명은 올해 4월부터 6월까지 환자 10명에게 총 247회에 걸쳐 5억5000만 원을 받고 프로포폴 2만1905mL를 불법으로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불법 투약한 사실을 감추기 위해 진료기록부와 마약류통합관리 시스템에 진료 사실을 허위로 기재하거나 누락한 혐의(의료법 위반)도 받고 있다. 상습 투약자 중에는 홍 씨의 병원에서 석 달 동안 투약비로만 1억1500만 원을 쓴 30대 유흥업소 종사자도 있었다.
홍 씨는 과거 케이블방송 프로그램에도 출연하고 언론에도 여러 번 소개될 정도로 명성을 얻은 강남의 성형외과 전문의였지만 경제적 이유로 불법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홍 씨의 병원에서는 병상 대부분이 프로포폴 중독자들의 투약에 제공됐다”며 “이번에 적발된 액수 등 규모는 프로포폴이 마약류로 지정된 2011년 2월 이후 최대치”라고 설명했다.
검찰은 또 서울 강남구 일대 병원을 돌며 프로포폴 주사 1만여 mL를 맞은 장모 씨(32)와 장 씨에게 프로포폴을 대량으로 공급한 전직 병원 영업실장 신모 씨(43)도 구속 기소했다. 장 씨는 6개월 동안 프로포폴 투약에만 2억 원을 넘게 쓸 정도로 중증 중독자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장 씨는 구속영장이 청구됐다가 한 차례 기각됐지만 영장 기각 12일 만에 또 프로포폴을 투약해 결국 구속됐다. 신 씨는 1억여 원을 받고 장 씨에게 석 달간 5020mL의 프로포폴을 공급한 혐의다.
검찰은 의료용 마약류인 프로포폴을 몰래 투약하는 병원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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