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가 커지는 꿈’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재선에 성공한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14개 분야 115개 정책공약, 341개 세부과제에 2022년까지 모두 4조9016억 원을 투자하는 공약실천계획을 확정해 10일 발표했다.
원 지사는 “청년 희망과 일자리, 엄마 행복, 미래 인재, 여성의 사회적 지위, 편안한 노후, 장애인 배려, 주거환경, 도민 안전과 건강, 농어민 소득, 자주 재원이 커지는 것이 ‘제주가 커지는 꿈’이다”라며 “도민들의 실질소득을 높이면서 삶의 질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도민과 함께 공약을 실천하겠다”고 강조했다.
원 지사는 6·13지방선거에서 바른미래당을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해 더불어민주당의 ‘바람’을 이겨내고 당선됐다. 원 지사는 10일 동아일보와 채널A 공동 인터뷰에서 “무소속 도지사를 선택한 도민의 뜻을 가슴 깊이 새기고 도정에 전념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정부 혁신성장회의에서 제주도를 블록체인·암호화폐 특구로 지정해줄 것을 요청했다. 암호화폐에 대한 부정적인 기류가 있는데….
“블록체인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으로 일자리와 막대한 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한 새로운 인터넷 기술이다. 블록체인 시스템을 개발하고 사업을 운영하려면 암호화폐를 통해 자금을 모집하고 참여자에게 보상하면서 생태계를 키우게 된다. 그런데 정부는 투기, 사기, 범죄 피해 등을 걱정해서 틀어막았다. 엄격한 규제 아래 제주에 한정해 국내의 실력 있는 기업들이 자유롭게 활동하는 공간을 만들어 주자는 것이다. 그러면 해외에서 세금 내고, 인력 채용하면서 활동하는 국내 블록체인 기업이나 세계적인 기업이 제주로 온다. 특구 지정을 위해 청와대, 정부와 끊임없이 대화를 하고 있다.”
―버스전용차로, 렌터카 총량제 도입 등으로 대중교통체제 개편을 추진하고 있는데….
“그동안 도시 발전, 인구 분포, 관광객 증가가 대중교통정책에 반영되지 않았다. 버스 이용이 불편하다 보니 자가용이 늘어나 교통 혼잡, 주차장 문제 등이 터져 나왔다. 첫 단추로 시내·외 버스를 통합하고 노선을 대폭 조정했다. 대중교통체계를 개편하면서 초기 혼란 때문에 욕을 많이 먹었지만 대중교통이 우선이라는 철학은 확고하다. 버스준공영제와 노선 확대, 렌터카 3만2000대에서 2만5000대로 줄이는 렌터카 총량제, 주차질서 정비를 추진한다.”
―공공 부문에서 청년일자리 1만 개를 창출한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제주 인구를 감안하면 상당한 규모다.
“보육, 안전, 미래 산업, 민간을 지원하는 공무원을 늘리고 공기업과 출연기관에서도 일자리를 만들겠다. 삼다수, 풍력발전, 면세점 등 공기업 사업이 있다. 투자항목을 발굴해 일자리를 만들면 된다. 환경 관리를 위한 공단을 만들 수 있고 공공기관에서 운영하는 시설의 업무 외 시간을 민간에 위탁 운영할 수도 있다. 태스크포스를 만들어 하나하나 직접 챙기겠다. 청년수당 지급, 행복주택과 장기임대주택 조기 제공 등으로 청년들의 꿈과 도전을 응원하겠다.”
―서귀포시 성산읍에 들어서는 제2공항을 놓고 지역주민의 반대가 여전한데….
“취임 이후 가장 먼저 달려간 곳이 제2공항 현장이었다. 주민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려고 실질적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제주국제공항은 적정 처리 인원이 2000만 명인데 이미 3000만 명에 달할 정도로 포화 상태다. 제2공항은 경제적 필요성도 있지만 도민과 관광객의 안전이 달린 문제다. 국토교통부에서 입지타당성 재조사를 진행하고 있는데 결과에 따라 절차를 밟게 된다. 기본계획 수립 절차가 진행되면 지역발전계획 용역도 함께 진행한다.”
―관광객 급증, 이주민 증가 등으로 쓰레기, 하수도 등 기반시설 확충에 비상이 걸렸다.
“제주의 핵심 가치는 청정 자연이다. 이를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쓰레기, 하수 모두 재처리해서 자원으로 바꾸는 ‘100% 자원순환사회’로 가야 한다. 재활용품 분리배출과 폐기물 처리시설 현대화는 도민 협조를 얻어 매듭을 풀어가고 있다. 시간, 요일에 관계없이 배출하는 재활용도움센터 확대, 광역재활용처리시설 등으로 자원순환형 사회로 가는 교두보를 확보하겠다.”
―민주당 소속 의원이 제주도의회 다수를 차지했다. 어떻게 풀어 나갈 생각인가.
“사사건건 충돌로 가면 도민이 힘들고 정치의 부정적인 면이 많이 나온다. 협치를 제대로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의회를 존중하는 기조에서 의회사무처에 대한 인사권, 자율조직권을 대폭 위임했다. 행정시장을 도지사가 임명하는데 이번 행정시장 임명에 대해 민주당에 의견을 구했고 결과적으로 민주당 인사를 제주시장에 임명했다.”
―인터뷰 서두에 “제주는 대한민국의 미래”라고 했다. 어떤 의미인가.
“과거 제주도는 낙후한 섬이라는 인식과 4·3사건 피해의식이 있었다. 폐쇄적이고 소극적인 면이 없지 않았다고 본다. 하지만 이제는 달라졌다. 전기자동차, 신재생에너지, 블록체인에서는 다른 지역보다 앞서가고 있다. 미래의 에너지, 생태, 산업 부문에서 테스트베드이자 선도특구로서 많은 일을 하고 있다. 도민들은 자부심을 갖기에 충분하다. 제주가 대한민국의 미래라는 시선으로 바라보고 응원하기 바란다.”
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원희룡 제주도지사 인터뷰는 17일 오전 8시 시작하는 채널A ‘김현욱의 굿모닝’ 프로그램의 ‘시도지사 릴레이 인터뷰 디 오프닝(The Opening)’ 코너에서도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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