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만 4번째 포토라인 선 조양호 회장…타깃 수사 ‘이례적 압박’

  • 뉴스1
  • 입력 2018년 9월 20일 11시 03분


檢 “추가 혐의 포착”…수사 장기화 따른 ‘경영 위기’ 우려

수백억대 세금 탈루와 비자금 조성 의혹을 받고 있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20일 오전 서울 양천구 남부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2018.9.20/뉴스1 © News1
수백억대 세금 탈루와 비자금 조성 의혹을 받고 있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20일 오전 서울 양천구 남부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2018.9.20/뉴스1 © News1
검찰이 20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을 재소환했다. 연이은 소환조사는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물벼락 갑질’ 이후 한진그룹을 정조준하고 있는 사정기관 압박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그룹 총수인 조 회장이 타깃이 되면서 한진그룹 내부에서는 위기감이 감지된다. 각종 갑질 및 위법 행위에 대한 국민적 비난 여론이 상당한 것은 사실이지만 개별기업을 타깃으로 한 수사가 장기화되면 정상적인 경영활동까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재계를 중심으로 제기된다.

이날 소환으로 조 회장은 올해에만 검찰과 법원 등의 포토라인에 4번째 서게 됐다. 기업 대내외 이미지 추락에 따른 주주피해가 예상된다는 점도 기업 입장에서는 상당한 부담감이다.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김영일)는 이날 오전 조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등 혐의로 지난 6월28일 소환 조사를 받은 지 3달여 만이다.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조 회장에 대한 별도의 횡령 혐의를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조 회장을 상대로 이를 집중 추궁한다는 방침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고발한 내용에 대해서도 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는 지난달 13일 조 회장이 공정위에 제출한 자료에서 총수 일가가 소유한 회사 4곳과 친족 62명을 누락한 것과 관련해 검찰에 고발했다.

조 회장 혐의가 늘어나면서 검찰 수사에 필요한 물리적인 시간도 더 필요하게 됐다. 이날 조사를 마치지 못하거나 새로운 혐의가 포착될 경우 조 회장의 추가 소환은 불가피하다.

검찰은 물론 경찰도 조 회장에 대한 강도 높은 수사를 진행 중이다. 조 회장은 자택 경비를 맡은 용역업체 유니에스에 지불할 비용을 계열사인 정석기업이 대신 내게 한 혐의로 지난 12일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서 조사를 받은 바 있다.

앞서 검찰은 지난 7월 조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된 후 재소환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이었다. 조 회장이 혐의를 전면 부인함에 따라 합리적 의심이 없을 정도의 증거를 확보한 후 구속영장 재청구 등을 포함한 결론을 내겠다는 계획이었다.

검찰이 보강 수사를 통해 조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재청구할 경우 한진그룹은 또 다시 ‘총수 부재’라는 경영 위기에 놓이게 된다.

사정기관의 이례적인 집중포화로 주력 계열사 경영위기가 우려되자 일각에서는 도가 지나치다는 목소리가 감지된다.

민간기업 경영권은 정부가 간섭할 수 없는 문제지만 정부기관들이 일제히 한진그룹을 타깃으로 삼으며 이를 압박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어서다.

총수에 대한 구속수사에 따라 위축된 기업 투자 환경이 더욱 악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현재 한진그룹에 대해 11개 사법·사정기관이 수사 진행 중이다. 압수수색은 18번 진행됐다.

피의자들의 인권도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조 회장 외에도 조 전 전무, 조 회장 아내인 이명희씨,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도 연이은 조사로 포토라인에 섰다.

부장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여론의 질타가 있다고 해서 피의자가 법이 규정한 범위 이상의 처벌을 받을 의무는 없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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