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악산은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해안가에 위치한 해발 104m의 야트막한 오름(작은 화산체)이다. 동서남 3면이 바다 쪽으로 불쑥 튀어나온 형태로 해안절벽 응회환과 용암층은 화산활동의 단면을 그대로 보여준다. ‘절’(파도, 물결을 뜻하는 제주방언)이 해안에 부딪힐 때 커다란 울음소리처럼 들린다고 해서 ‘절울이 오름’이라는 이름도 갖고 있다.
마그마가 공기에 노출될 때 뻥튀기처럼 튀겨진 붉은 색의 송이(화산쇄설물)가 쌓인 분화구가 송악산 가운데 깊게 패여 있다. 분화구 정상으로 이어진 올레코스가 있었지만 지금은 훼손을 막기 위해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대신 2.8㎞ 가량의 둘레길을 따라 걸으면 멀리 한라산 정상부터 가까이에 있는 산방산, 형제섬 등이 만들어낸 빼어난 절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남서쪽으로는 가파도와 국토 최남단 마라도가 보인다.
일제강점기에는 군사시설이 대거 포진한 요충지로 해안에는 당시 인공진지 동굴이 지금도 남아있다. 근처에는 일제 비행장 격납고, 고사포 진지 등 잔재가 있고 제주4·3사건 당시 양민이 희생된 아픔을 갖고 있는 역사적인 현장이기도 하다. 요즘엔 송악산 주변 땅에 관광개발을 하려는 사업주와 이를 막으려는 환경단체 등이 신경전을 벌이는 곳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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