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벨트 해제 놓고 서울시-정부 입장 차로 고민
평양 다녀온 박원순, 남북교류 방안 세밀해질 듯
박원순 서울시장이 추석연휴 휴식을 갖고 민선7기 시정 구상을 마무리한다. 그동안 문재인정부와 ‘한 팀’을 강조해 온 박 시장이 그린벨트 해제 문제를 놓고 중앙정부와 입장 차를 보이며 협치와 소신을 놓고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박 시장은 18~20일 평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에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문 대통령을 동행한 데 이어 27일부터 9박11일의 해외 출장이 예정되어 있어 추석연휴에는 특별한 일정 없이 민선7기 시정 구상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지난 7월 초 각 분야 전문가들로 자문위원회를 구성하고 박 시장의 핵심공약을 검토해 지난 13일 발표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박 시장이 올 7월 싱가포르 출장에서 여의도·용산 개발계획을 발표한 이후 서울 집값이 치솟자 계획을 전면 보류하고, 민선7기 마스터플랜 발표 시점도 미뤘다.
정부가 종부세 강화에 이어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 방안 등 연일 부동산 안정화 대책을 내놓고 있는 가운데 민선7기 마스터플랜이 시장에 미칠 영향도 면밀히 점검할 계획이다. 박 시장은 여의도·용산 개발계획을 보류하면서 “시장 반응을 충분히 살피지 못했다”고 언급했다.민선7기 공약에는 양재 R&CD 혁신지구를 비롯해 G밸리 IoT 융복합단지, 마곡 R&D시티 스마트인프라 시범단지 등 지역개발 정책이 많다.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 문제를 놓고 평행선을 달리는 국토부와 서울시 입장 차를 어떻게 좁힐지도 관건이다. 박 시장은 “미래세대를 위한 최후의 보루”로 보고 그린벨트 해제에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혔다. 반면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부동산시장 안정화를 위해 그린벨트 해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한다.
박 시장은 지난 5년간 야당시장으로서 정부에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지만, ‘한 팀’을 강조한 문재인정부에서는 자신의 소신을 강력히 밀어부치기 쉽지 않다. 그렇다고 여의도와 용산 개발계획을 접은 데 이어 그린벨트 해제 문제까지 물러서면 정치적 입지가 좁아질 수 있다.
박 시장이 이번 정상회담 기간 직접 평양에 다녀온 만큼 민선7기 마스터플랜에 담길 남북협력 추진 방안은 보다 세밀해 질 가능성이 높다. 박 시장은 북한 내 서열 2위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비롯해 평양시 인민위원장, 노동당 평양시당 위원장과도 여러 차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박 시장은 “서울시가 그동안 준비해 온 2019년 서울-평양 전국체전 공동개최, 경평 축구 등 체육교류와 남북 29개 시도 대표들이 한자리에 모여 다양한 교류협력을 모색하자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2032년 서울-평양올림픽 공동개최 유치와 연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을 중앙정부와 적극 협력할 계획이다.
이밖에 민선7기 마스터플랜에는 ‘서울페이’를 비롯한 자영업자 지원정책과 돌봄 서비스 강화 등 보육정책, 지자체 차원의 일자리 창출 계획 등도 비중있게 담길 전망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