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교육감은 27일 학생들의 두발을 학교 자율로 정하도록 한 초중등교육법을 의식하면서도, 시대 흐름을 반영해 교육감이 두발 자유화를 제시할 수 있다는 입장이었다.
합의를 통해 염색과 파마를 금지하는 결과가 나오더라도 학생이 참여한 진정한 합의가 이뤄지는 게 중요하다고도 했다. 학교가 공론의 장으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미다.
다음은 조희연 교육감과 송재범 민주시민교육과장의 일문일답.
- 두발자유화는 2019년 하반기부터 하는데 편안한 교복은 2020년 1학기부터 시행하는 걸로 돼 있다.
“두발자유화는 (내년)상반기까지 공론화가 끝나면 곧장 2학기부터 시행할 수 있는데 교복은 공론화가 끝나도 디자인 같은 이유로 6개월 이상 걸린다. 그래서 당장 2학기부터 시행하기가 어려워 2020년부터 시행할 수 있다.”
- 편안한 교복은 학교단위 공론화 명시가 안 돼 있는데 교육청에서 공론화를 하고 전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정해 학교에 내려 보내는 건가.
“교육문제는 일종의 2단계 공론화 과정을 거치는 거라고 이해하면 된다. 시민공론화 과정이 있고 학교 자율성이 있으니 학교 공론화가 2차 공론화, 최종 공론화다. 두발은 상당한 합의가 있기 때문에 1차 공론화를 생략하고 교육감이 결정해서 학교에 공론화를 해달라고 요청한 거다. 교복은 1차 공론화를 지금 하는 거다. 두발은 선택지가 간단한데 교복은 선택지가 복잡하다. 그 과정을 1차 공론화를 통해 만든다고 생각하면 된다.”
-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는 학교장이 교원, 학부모, 학생 의견 들어서 복장 정하도록 돼있다. 1차 공론화 과정이 초중등교육법에 나와 있는 학교 자율성을 훼손한다는 우려도 있다.
“주체별 의견을 들어서 학교별로 정하라는 게 법령의 근본 핵심이다. 거기에 내용은 안 들어간다. 소위 콘텐츠는 얼마든지 교육청이 제시할 수 있다고 본다. 충돌이라고 보지 않고 초중등교육법이 하나의 틀을 제시했다면 그 안에 콘텐츠는 얼마든지 조례 수준과 시대 흐름을 반영해 교육청이 제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이미 각 학교가 주체별로 협의해 교칙을 정하고 있다.
“나는 의제화를 하는 거다. 교육감이 공론장을 여는 주제를 던지는 것이다. 교육감이 의제화 한다는 건 진지하고 치열한 토론을 해달라는 것이다.”
- 만약 학교에서 공론화를 했는데 염색과 파마 불가 결정이 나온다면.
“학교에서 합의를 해서 염색과 파마를 규제하겠다면 나는 수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단지 그 문제에 대해 진지한 토론을 하고 합의를 통해 금지하는 정도까지는 우리 사회가 가야 한다. 교장이나 학부모가 결정해서 하기 보다는 학교가 하나의 공론의 장으로 작동했으면 좋겠다.”
- 오늘 선언 이후 효율을 높이기 위해 차후에 어떤 조치를 할 건가.
“두발 길이에 관한 건 아까 84%가 시행하고 있어서 우려는 없을 거라고 예상한다. 일선학교도 큰 논란이 없다. 아마 파마나 염색이 많은 이야기가 있을 것이다. 우리들이 계속 필요성을 제시하고 계속 설득하면 충분히 비율을 높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향후 학교 공론화 과정에서 가이드와 매뉴얼도 학교별로 제공할 예정이다. 상태를 파악해야 하니까 의견수렴 공론화 과정이 있었는지를 2019년 상반기 말에 조사는 할 수 있다.”
- 공론화 과정에 대한 구체적인 안이 있나.
“어느 주체가 어느 비율로 참여하도록 하는지를 우리가 정해줄 수는 없다. 학교의 자율이다. 단 우리가 강조하는 건 실질적인 학생 참여 비율을 좀 높였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최소한 전체 의사결정 구조에서 학생 비율이 50%는 돼야 학생들 의견을 반영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 두발 관련해서 교육감이 담대하게 추진하려고 하는 것 같은데 차후에 다른 의제가 있나.
“핵심은 수업혁신이다. 아이들을 창의적으로 가르치고 다양성에 맞는 개별화된 맞춤형 교육을 하는 게 핵심인 것 같다. 그러려면 1기에 추진한 것처럼 학교 업무와 교원 업무가 정상화 돼야 한다. 사회적 의제로는 학교 밖 청소년을 생각하고 있고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학교 밖과 안을 넘나드는 교육과정으로 운영할 수 있게 안을 짜고 있다. 고교 무상급식도 거의 협의가 끝나서 시범실시하고 전면실시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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