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헬멧착용 의무화’ 첫날 “단속 안한다는데 써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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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9월 28일 15시 00분


부정적 반응 대부분, 훈시규정이라 단속·처벌 없어

28일 자전거 헬멧 착용 의무화 첫 날 보호장구를 쓰지 않고 도로를 다니고 있는 시민들의 모습. © News1
28일 자전거 헬멧 착용 의무화 첫 날 보호장구를 쓰지 않고 도로를 다니고 있는 시민들의 모습. © News1
28일부터 새롭게 적용된 도로교통법에 따라 자전거 헬멧착용 의무화 규정이 시행됐지만 시민들의 반응은 부정적이었다. 단속·처벌이 없는 규정을 굳이 지켜야 하는 것이냐며 냉소적인 표정을 지었다.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자전거 운전자와 동승자는 ‘자전거도로’와 ‘도로법에 따른 도로’에서 운전할 경우 인명보호장구(안전모)를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 다만 자전거 헬멧착용 의무화는 단속·처벌규정이 없는 훈시규정이다.

‘자전거 헬멧착용 의무화’ 시행 첫 날 출근시간 지하철 홍대입구역 인근에서 만난 김모씨(39)는 서울시 공용자전거 따릉이를 이용하지만 헬멧을 착용하진 않았다.

김씨는 “역에서부터 사무실까지 멀지 않은 거리를 자전거로 이용하는데 굳이 헬멧을 쓸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자전거 헬멧을 착용하지 않고 길거리를 다니는 시민들의 모습. © News1
자전거 헬멧을 착용하지 않고 길거리를 다니는 시민들의 모습. © News1
그는 ‘28일부터 자전거 헬멧착용 의무화 규정’이 적용된다는 말에 “뉴스를 통해 알고 있다. 하지만 단속도, 처벌도 안하는 규정인데 헬멧을 써야겠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번거롭다”고 덧붙였다.

다른 시민들도 비슷한 반응이었다. 김모씨(68)는 “지금까지 보호구 없이 잘만 다녔는데 왜 써야 하는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헬멧착용 의무화 규정을 설명하자 “단속도 안한다면서 왜 쓰라고 하느냐? 그냥 편하게 이대로 다닐 것”이라고 자신했다.

장모씨(26·여)도 “현실적으로 출·퇴근길에 자전거 헬멧을 들고 다니는 것은 굉장히 번거롭다. 꼭 써야할 필요가 있나 싶다”고 난색을 표했다.

자전거 운전자와 동승자의 안전모(헬멧) 착용 의무화 제도가 시행된 28일 서울 송파구 성내천 인근에서 헬멧을 착용한 시민들이 자전거를 타고 있다. © News1
자전거 운전자와 동승자의 안전모(헬멧) 착용 의무화 제도가 시행된 28일 서울 송파구 성내천 인근에서 헬멧을 착용한 시민들이 자전거를 타고 있다. © News1
물론 헬멧착용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는 시민들도 있었다. 당산역 인근서 만난 박모씨(43)는 자전거로 출근하는 길에도 헬멧을 착용한 모습이었다.

박씨는 “예전에 크게 넘어져서 다친 뒤 꼭 헬멧을 쓰고 다닌다”면서 “자전거 보호구착용 의무화 규정도 언론을 통해 접했다. 훈시 규정이라고 하지만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헬멧을 쓰고 다닐 것”이라고 말했다.

자전거 헬멧 의무화 착용 관련 주무부처인 행안부는 꾸준히 홍보·교육을 확산시켜 나간다는 계획이다.

자전거 헬멧 착용 의무화 시행 첫날인 2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홍보활동에 나선 경찰이 한 시민에게 헬멧을 나눠주고 있다. © News1
자전거 헬멧 착용 의무화 시행 첫날인 2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홍보활동에 나선 경찰이 한 시민에게 헬멧을 나눠주고 있다. © News1
경찰청도 오는 11월까지 계도기간으로 삼고 ‘헬멧 의무화 시행’ 관련 홍보에 집중한다는 구상이다. 이날 경찰청은 시내 곳곳에서 보호구를 착용하지 않은 자전거 탑승자를 대상으로 헬멧 의무착용에 대해 설명하고, 홍보용 팸플릿과 함께 헬멧을 무료로 나눠줬다.

행안부는 “처벌과 단속이 없지만 국민의 생활습관과 문화를 바꾸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면서 “시간이 걸리더라도 국민들의 습관과 인식을 바꿔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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