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부터 9박11일간 유럽순방 중인 박 시장은 30일 오후(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한 식당에서 동행기자 간담회를 열고 북한을 방문한 소회와 뒷얘기들을 공개했다.
박 시장은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전국 17개 광역 지자체장 모임인 전국시도지사협의회 회장 자격으로 평양 남북정상회담에 동행했다.
박 시장은 “만찬 자리에서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과 만났다. 리 위원장과는 3선 전에 만났다”면서 “리 위원장이 나에게 ‘3선 축하한다’며 ‘옥탑방에서 땀 좀 흘렸죠’”라고 말했다.
박 시장은 “내는 얘기를 듣고 웃었다”며 “북한에도 YTN, KBS, MBC, SBS에서 방송하는 드라마 등이 다 나왔다. 북한 사람들이 다 보고 알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상회담이 기본이었기 때문에 (북측 관계자들과) 만나서 얘기는 했지만 합의를 하는 공식적인 기회는 없었다”며 “그래도 북측 관계자들 여러 차례 만나면서 다음에 만나면 구체적으로 얘기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박 시장은 북한에서 자신이 직접 수첩에 메모해 온 내용들을 동행기자들에게 설명하며 그 때의 기억과 느낌, 상황들을 되새겼다. 현지에서 촬영된 사진들을 보여주기도 했다.
박 시장은 ‘박하향 껌’, ‘내 고향 티슈’ 등 한글 이름의 상품들은 물론 고려호텔에서 준 사탕에는 ‘당신을 열렬히 환영합니다’라고 적혀 있는 것들이 재미있었다고 전했다. 특히 ‘매스 게임’(집단 체조)이 가장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몇 만명이 참여한 카트섹션에서는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면서도 하나도 틀리지 않았다고 그때의 느낌을 전했다.
그러면서 박 시장은 직접 본 북한은 매우 변화하고 달라지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북한이 엄청나게 변한 것 같다. 2002년 KBS남북교향악단 합동연주회에 참관단 자격으로 북한에 갔다”며 “그때는 사회주의 강성대국 등이 대부분이었는데 이번에는 그런 것은 거의 사라졌다. 경제, 기술, 과학 등을 매우 강조하고 있다. 교원대학, 만경대학생소년궁전에서는 AI(인공지능)로 교육을 해서 매우 놀랐다”고 전했다.
또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북한이 훨씬 더 변화를 하고 있다. 북한에서 500만대의 휴대전화을 상상해 봐라. 북한이 2500만명이면 20%가 그걸 갖고 매일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북한의 변화라는 것은 돌이킬 수 없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으로 국제적 고립과 제제를 계속 받으면 오히려 생존하기 힘들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문재인 대통령과도 굉장히 친해졌을 것 같다. 실제로도 그래 보였다. 아마 무슨 얘기든 다 했을 것 같고 신뢰도 확실히 쌓였을 것 같다”고 밝혔다.
북한과 통일이 된다면 평양시를 잘 보존해야겠다고 생각이 들었다고도 했다.
박 시장은 “언젠가는 통일이 되거나 관계가 충분히 발전되면 평양시 일부는 진짜 잘 보존해야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사회주의 도시로서는 세계에서 유일하기 때문”이라며 “평양은 완전히 새롭게 만든 도시다. 나중에 통일이 되면 관광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서울이 앞으로 평양을 도울 때 모든 것을 미리 준비하도록 했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에 대해서도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했다.
박 시장은 “김 위원장과 김 부부장은 정말 애틋해 보였다. 김 부부장이 일정 등을 직접 지휘하고 있었다. 그 남매가 없으면 북한이 걱정이 될 정도다. 그 정도로 김 부부장이 실무적인 일을 다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2032년 서울평양올림픽 유치는 남북평화의 ‘필승카드’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박 시장은 “남북시도지사회담, 전국체전 참여와 함께 2032년 서울평양올림픽 유치위원회를 꾸리면 좋겠다고 북측에 제안을 했다”며 “전국체전은 시범 경기단 참여 또는 사전 경기로 경평전을 하는 정도 외에는 쉽지 않을 것 같다. 대신 올림픽은 두 정상이 합의했기 때문에 그걸 잘 추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올림픽은 2020년 도쿄, 2024년 파리, 2028년 LA에서 개최된다. 이후에는 다시 아시아에서 할 차례”라며 “평양과 서울시가 함께하면 이건 거의 될 수밖에 없다. 올림픽 정신에도 가장 맞는 것이다. 이건 필승 카드”라고 설명했다.
그는 “서울과 평양이 교류확대를 위해 대화할 창구를 개설해야 하는 게 앞으로의 과제”라며 “김 위원장의 서울방문시 어떻게 할 거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북한에서는 15만명이 나왔는데 우리는 동원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다. 동원은 커녕 태극기 부대가 걱정이다. 그런데 북한 측에서는 별로 그렇게 당황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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