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은혜 교육 “내년 당겨 시행” 논란
교육부 정책연구도 안끝난 상태… 3개 학년 동시 도입땐 2兆 필요
‘포용국가’ 정책 따라 조기 실행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일 취임식에서 고교 무상교육을 당초 예정보다 1년 앞당겨 내년부터 시행하겠다고 전격 발표하면서 교육계와 정치권 안팎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모든 고교생의 입학금과 수업료, 학교운영지원비 및 교과서 대금 등을 무상 지원하는 고교 무상교육은 원래 2020년 고1부터 단계적으로 시작해 2022년 완성하기로 돼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내년 조기 시행’ 방침이 나오자 곳곳에서 ‘당혹스럽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주무부처인 교육부조차 “공식 방침은 취임식에서 처음 들었다”고 말할 정도다.
고교 무상교육에는 1개 학년부터 단계적으로 도입하면 6600억 원, 3개 학년 동시 도입하면 2조 원 이상의 연간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된다. 고교 무상교육 실행을 위해 교육부가 발주한 정책연구도 아직 끝나지 않은 상태다. 하지만 도입 시기가 내년으로 앞당겨지면서 교육부는 서둘러 정책 로드맵을 결정하고 시도교육청과 논의하는 한편 국회 및 기획재정부를 설득해야 하는 큰 과제를 떠안게 됐다.
조기 시행 배경을 두고 포용적 국가 건설 정책 본격화에 따른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청와대 관계자는 “고교 무상교육을 앞당기는 문제는 이미 사전 조율된 사안”이라며 “집권 2년 차를 맞아 대통령이 강조하고 있는 ‘포용적 국가 건설’에 조기 시행 방침이 굳어졌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였던 고교 무상교육을 시도교육청이 먼저 치고 나가는 분위기가 생긴 것도 고려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7개 시도교육청 교육감 후보들은 고교 무상교육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제주는 올해부터 이미 시행 중이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은 당황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야당 간사인 자유한국당 김한표 의원은 “전혀 귀띔 받은 바가 없다. 아직 상임위에서 논의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부가 이미 내년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했기 때문에 국회가 고교 무상교육 예산 편성을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정부가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의 국회 통과 법정 시한은 12월 2일이다. 두 달 안에 고교 무상교육 예산을 확보해야 한다. 하지만 한국당은 유 장관의 임명 자체를 반대했던 터라 고교 무상교육 조기 시행이 순탄치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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