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여성 건강권 증진과 일상생활 불편을 개선하기 위해 8일부터 공공시설 화장실 10곳에 비상용 생리대자판기를 비치하는 시범사업을 실시한다고 4일 밝혔다. 설치된 10곳은 광진청소년수련관, 구로청소년수련관, 서울도서관, 서울시립과학관, 서울시립미술관, 서울역사박물관, 북서울미술관, 서울여성플라자, 중부여성발전센터, 태화기독교사회복지관이다. 비상용 생리대 자판기는 2가지다. 레버를 돌리면 생리대가 나오는 자판기와 비치된 동전을 가져가서 투입구에 넣고 레버를 돌려 생리대가 나오도록 하는 자판기가 운영된다.
생리대는 식약처에서 무해하다고 판정한 제품 중 무향제품이다. 판매 상위 3사 제품을 섞어서 제공한다. 사업에 앞서 6월 온라인 토론장인 ‘민주주의 서울’을 통해 시민의견을 수렴한 결과 참가자 1475명 중 92%(1350건)가 ‘공공기관에 무료생리대 자판기 설치에 대해 찬성한다’고 응답했다. 반대 109명(7%), 기타 16명(1%)이었다.
찬성의견 중에는 ‘생리대를 준비하지 못했던 경험이 있는데 꼭 필요한 사업이다’ ‘생리대는 생활필수품이며 인권에 관한 문제, 오히려 늦은 감이 있다’ ‘생리현상을 위생적으로 해결하는 곳이 화장실이라면 휴지처럼 생리대도 비치돼야 한다’ ‘이 사업으로 인해 월경을 숨겨야 한다는 사회적 인식이 바뀌기를 바란다’ 등이 있었다. 시는 시범사업 결과분석과 예산확보를 통해 내년에 본격적으로 사업을 확대 실시한다.
시 관계자는 “여성 10명 중 8명은 생리대를 미처 준비하지 못해 곤란한 경험을 한 적이 있고(서울시 여론조사 ‘곤란한 경험 있다’ 84.9%), 모르는 여성이 생리대를 빌려달라고 하면 돌려받을 생각을 하지 않고 선뜻 내어줄 정도로 여성이라면 누구나 공감하는 일상의 불편”이라고 설명했다.
윤희천 서울시 여성정책담당관은 “이번 공공시설 화장실 비상용 생리대 비치는 긴급한 경우를 대비한 지원 방식으로서 세계적으로도 일반시민을 대상으로 무료 생리대를 지원하는 예는 드문 일”이라며 “연말까지 시범운영을 진행하고 내년에 본격적으로 사업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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