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열도를 쑥대밭으로 만든 태풍 ‘짜미’보다 더 강력한 태풍 ‘콩레이’가 한반도로 북상하면서, 최근 빈번해지고 있는 가을 태풍의 원인이 무엇인지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괌 남서쪽 해상에서 발생한 제25호 태풍 ‘콩레이’(KONG-REY)가 빠른 속도로 한반도와 일본을 향해 돌진하면서 4일 밤 제주와 남부지방은 태풍 영향권에 들 것으로 관측했다.
지난달 30일 태풍 ‘짜미’가 일본을 덮친지 1주일도 채 안돼 더 강력한 태풍이 몰려오고 있는 것이다. 한여름이 다 지나서 가을의 문턱에서 이처럼 잦은 태풍이 발생하는 것은 흔한 일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태풍은 수온이 섭씨 26~27도인 따뜻한 바다에서 수증기를 공급받으면서 생성되기 때문에 8월~9월초 자주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9월말로 접어들면 수온이 떨어지기 때문에 태풍이 형성되기 쉽지 않다.
그런데 짜미와 콩레이는 기온이 뚝 떨어진 가을에 발생했다. 왜 그럴까. 일부 전문가들은 ‘지구온난화’를 이유로 들었다. 역대급 폭염에 꾸준한 해수면 상승으로 태풍이 발생하기 좋은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것이다. 기후변화가 가을철 태풍을 만들어낸다는 얘기다.
문제는 가을 태풍이 여름 태풍보다 더 큰 피해를 남긴다는 점이다. 지난 2003년 9월 중순 발생한 태풍 ‘매미’는 인명피해 131명과 재산피해 4조2225억원을 남겼으며, 1959년 9월 중순 찾아온 태풍 ‘사라’는 인명피해 849명을 야기했다. 2016년 10월5일에 한반도를 강타한 태풍 ‘차바’는 영남지방을 휩쓸면서 6명이 숨지고 2150억원의 재산피해를 기록했다.
가을 태풍이 이처럼 독한 이유는 여전히 높은 해수면 온도와 북대평양 고기압의 약화 때문이다. 한여름철의 폭염 등의 이유로 태풍이 발생하는 해역의 해수면 온도가 가을이 돼서도 떨어지지 않아 강력한 태풍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해석이다. 태풍 발생 해역의 해수면 온도는 9월에 높은 것으로 알려진다.
또 북태평양 고기압의 계절적 약화되는 것도 원인이다. 여름에는 강한 북태평양 고기압의 세력으로 태풍이 직접 우리나라로 진입하지 못했다. 그러나 가을이 되면서 북태평양 고기압이 약화되면서 우리나라 쪽으로 태풍 이동할 수 있는 통로가 생기는 것이다.
더불어 가을이 되면서 북쪽에서 불어오는 차가운 공기와 태풍간 기온차가 커 한반도에는 대기 불안정 상태가 생길 수 있다. 이는 여름 태풍보다 더 많은 비와 바람을 동반하는 가능성이 된다.
기상청은 이날 “가을 태풍 콩레이의 영향으로 5~7일 전국에 강한 바람, 많은 비, 해안지역에는 폭풍과 해일의 가능성이 있다”며 “피해가 없도록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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