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녹조현상 모니터링 강화”
한강 이포보-낙동강 구미보도 개방… 전문가 “수온 낮아져 평가 부적합”
준공 6년 만에 물길 처음 열려 4일 처음으로 정식 개방한 한강 이포보 수문으로 물이 콸콸 쏟아져
나오고 있다. 정부는 4대강 16개 보 가운데 낙동강 낙단보와 구미보를 포함한 13개 보의 수문을 이달 안에 연 뒤 수질을 관측할
계획이다. 여주=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환경부가 4일 한강 이포보 수문을 정식으로 부분 개방했다. 한강에는 보가 3개 설치돼 있는데, 시범 개방 때 이외에 수문을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는 이달 중 낙동강 낙단보와 구미보, 금강 백제보 등을 완전 개방한다. 4대강 전체 16개 보 가운데 13개를 개방해 수질 변화를 살피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강 수위가 낮아지면서 농민들의 피해가 우려된다.
2012년 6월 준공된 이포보는 취수제약 수위인 26.4m까지 수문을 연다. 다음 달 10일 이후엔 수막재배를 하는 농민들의 피해를 감안해 수위를 다시 올릴 계획이다. 수막재배는 겨울철 비닐하우스 외부에 얇은 지하수 줄기를 뿌려서 수막을 만들어 비닐하우스 내부 온도를 높이는 농법이다. 지하수위가 낮아지면 비닐하우스 속 농작물이 냉해를 입을 우려가 있다.
한강 강천보와 여주보는 주변에 대형 취수장이 있어 당장 개방하지 않는다. 현재 부분 개방 상태인 금강 백제보는 이달 중순 완전 개방된다. 지난달 백제문화제 행사 때문에 잠시 물을 가둬둔 금강 공주보는 수문을 다시 열어 최저수위에 도달해 있다. 백제보 수문을 완전히 열면 금강은 4대강 중 처음으로 모든 보를 전부 개방한 강이 된다. 영산강 죽산보도 다음 달 1일 부분 개방에서 완전 개방으로 전환돼 영산강의 2개 보 역시 모두 열린다. 낙동강 8개 보 가운데 구미보는 이달 15일, 낙단보는 이달 중순 처음으로 개방한다.
환경부가 4대강 보를 동시다발적으로 개방하는 건 보 때문에 녹조 현상이 심해졌다는 환경단체의 지적에 따른 것이다. 만약 보 개방 이후 뚜렷하게 수질이 좋아지면 보 철거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각에선 4대강 보 개방 및 모니터링 확대 시기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녹조에 큰 영향을 미치는 독성 남조류는 27도 이상에서 잘 자라기 때문에 한여름에 추적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는 수문 개방 이후 녹조가 줄어들어도 수문을 열었기 때문인지, 기온이 떨어졌기 때문인지 구분하기 힘들다.
서동일 충남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물의 체류 시간과 유속 이외에도 강바닥의 오염 여부 등이 녹조에 큰 영향을 미친다”며 “현재의 모니터링 방식은 암 환자가 곡기를 끊고 암세포가 죽는지 보겠다는 것과 같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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