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이 편안한 교복을 추진 중인 가운데 서울 일선 중·학생들 95%가 교복을 결정할 때 학생 의견 반영 비율이 50% 이상 돼야 한다고 답했다.
6일 성동공고에서 열린 편안한 교복 공론화 학생 토론회에서 응답에 참여한 1384 중 128명(95.5%)이 교복 결정 시 학생 의견 반영 비율을 50% 이상 해야 한다고 선택했다.
반면 교복을 결정할 때 현재 학생 의견이 어느 정도 반영되고 있냐는 질문에는 105명이 50% 이하라고 답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가한 한 학생은 “우리들이 입을 옷인데 결정을 할 때 우리의 의견이 많이 반영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 비싸다, 불편하다, 갑갑하다…학생들 불만 폭발
토론회에 참가한 학생들은 현재 교복의 단점을 분석하고 자신들이 원하는 교복을 구상하는 시간을 가졌다.
학생들은 공통적으로 비싼 값에 비해 실용적이지 않고, 여름에는 덥고 겨울에는 춥다는 점을 현 교복의 단점으로 지적했다. 여학생들은 하복 상의 내부가 비치는 점, 상의가 짧은 점, 허리 라인이 조이는 점, 치마의 불편함 등을 지적했다. 남학생들은 “땀 흡수가 잘 안 된다”, “반바지를 입을 수 없다”, “와이셔츠에 단추가 너무 많다” 등의 의견을 냈다.
15개 조에서 나온 개선안에는 ▲여학생 하복 상의 색상 넣기 ▲교복 소재 변경 ▲계절별 규제 완화 ▲셔츠·치마 라인 삭제 ▲하의 자율화 등이 공통적으로 포함됐다.
광양고 2학년 한윤정 학생은 “교복 재질이 불편한데 신축성 있는 재질로 바꾸자는 게 와 닿았다”고 말했다.
◇ 공론화 참여에 학생 반응 긍정적…“개선안 더 나눴으면” 지적도
태풍 콩레이의 영향으로 아침부터 비가 내렸지만 150석의 좌석이 꽉 찰 만큼 학생들의 참여도가 높았다. 10명씩 15개조로 나뉜 학생들은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까지 4시간 동안 현 교복의 장단점, 교복 자율화의 장단점, 편안한 교복 방안 등을 진지하게 논의했다.
토론회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한강중 3학년 김나현 학생은 “우리 학교 학생들의 의견만 듣다가 다른 학교의 다양한 친구들 의견도 들을 수 있어서 더 의미 있었던 것 같다”며 “내가 불편하다고 느꼈던 것에 대해 다른 친구들도 생각이 비슷하다는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반면 신현중 3학년 정나엘 학생은 “교복에 대해 불편한 점을 말하고 개선할 점도 말했는데 개선할 점을 구체화 시키지 못한 것 같아서 아쉬웠다”며 “개선에 대한 이야기를 더 나눴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토론회가 토론회로만 끝나지 말고 교육감이 우리 의견을 꼭 반영해줘서 더 나은 교복을 마련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김종욱 서울시교육청 편안한 교복 공론화 추진 단장은 “이번 과정을 통해 교복뿐만 아니라 학교의 모든 일들에 학생의 의견이 반영되는 학교 민주주의 실현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후에는 또 다른 150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오전과 동일한 토론회를 한 번 더 실시한다. 토론회 결과는 향후 공론화 숙의자료에 반영되며 오는 11월 3일 학생·학부모·교원·일반시민이 참여하는 시민참여단에 제공된다.
시민참여단 토론 이후 서울시교육청은 편안한 교복 가이드라인을 확정하고 각 학교에 안내하며 각 학교는 내년 상반기 학교별 토론회를 거쳐 생활규정을 개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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