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도·교수 등 여러명 현장 목격…아무도 문제제기는 안 해
“평소에도 욕설 잦았다” vs “젊고 유능해…차기 교수부장”
올해 공군사관학교 신입생도 선발 1차 필기시험장에서 제자를 폭행했음에도 승진해 논란이 된 교수가 해당 생도에게 심한 욕설까지 했던 것으로 확인돼 공군과 공사의 대처방식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해당 생도는 공사 헌병·법무실 조사에서 A 교수에 대한 처벌을 원치 않는다고 하자 공사도 ‘불기소’ 처리했다. 하지만 상하관계를 고려했을 때 공사의 대처가 안이한 것 아니었냐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뉴스1 취재 결과를 종합하면 A 교수(44·공군 중령)는 지난 7월28일 서울의 한 고등학교에서 열린 필기시험장에서 2학년 생도 B씨가 시험 통제를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뺨을 세게 때렸다.
A 교수는 통제관, B씨는 감독관으로 참여했다. A 교수는 공사 헌병 조사에서 결시생 처리를 위한 OMR 스티커를 붙이는 과정에서 B씨가 실수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자 화가 나 때렸다고 진술했다.
공사 안팎에서는 이 사안이 B씨가 맞을 정도로 잘못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 말로 주의를 주지 않고 다수 앞에서 욕설과 함께 폭행을 가한 것은 사관학교 교수의 처신으로는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복수의 관계자들에 따르면 A 교수는 1교시 시험이 끝난 후 감독관실에 앉아있던 B씨에게 여러 차례 욕설을 했다고 한다. 마지막에는 B씨를 일으켜 세우며 “이 XXX”라고 소리쳤다고 한다.
A 교수는 이후 곧바로 B씨의 뺨을 세게 한 대 때렸는데 B씨가 넘어질 정도로 강한 세기여서 목격자들이 모두 놀랐고 분위기는 험악했다고 한다.
현장에는 감독관으로 참여한 다른 생도 및 공사 교수도 다수 있었지만 어느 누구도 이 사건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지 않았다. ‘제 식구 감싸기’가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는 지점이다.
뉴스1 첫 보도(‘제자 폭행’ 공군사관학교 교수…징계절차 중 ‘진급’) 이후 A 교수에 대한 제보가 쏟아졌다. A 교수는 평소에도 화를 잘 내고 학생 및 후배들에게 욕설을 자주 했다는 구체적인 내용도 담겼다.
하지만 공사는 A 교수의 잘못을 인정하면서도 평소 성실하고 열심히 했던 사람이라고 다르게 말한다. 이번 사건은 시험이라는 긴장 상황에서 본의 아니게 폭행을 했지만 사과 후 오해를 풀었다고 해명한다.
A 교수는 공사 내에서도 젊고 유능한 자원으로 평가받았는데 연구 실적이 다른 교수들보다 월등했다고 한다. 이에 차기 교수부장은 ‘따 놓은 당상’이라는 말도 돌았다고 한다.
A 교수는 헌병·법무실에서의 폭행 혐의 조사 및 징계절차가 진행 중임에도 9월28일 보직신고를 하고 지난 1일 중령으로 진급했다. 인사를 담당하는 공군본부 인사참모부도 사안을 가볍게 본 것이다.
이같은 결과에 대해 공사 안팎에서는 “이유가 어쨌든 군인이 후배를 때려도 교수는 처벌도 안 받고 잘만 승진하는구나”라는 푸념 섞인 소문도 돌았다고 한다.
공사가 사건 발생 한 달간 미적대자 9월4일 ‘국방헬프콜’에 제3자가 A 교수를 신고했고 뒤늦게 헌병·법무실에서 수사에 나섰다. 최근에는 교수를 파면시켜 달라는 취지의 청와대 국민청원 글까지 올라왔다.
공사는 이날 대령을 위원장으로 하는 징계위원회(4명)를 열고 A 교수에 대한 징계수위를 결정한다. 교수부는 이번 논란에 대해 징계수위와는 별개로 뒤늦게 수업배제 등 보직이동도 검토하고 있다.
군 법무관 출신의 김정민 변호사는 “생도들은 조금만 잘못해도 퇴학시키는데 교수이기 때문에 조용히 넘어가고 봐주려고 한 것 같다”며 “공군본부 및 국방부 차원에서 공사 관계자들에 대한 감찰과 추가 수사가 불가피하다”고 비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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