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하이패스 이용자인 A 씨는 며칠 전 황당한 경험을 했다. 인터넷에서 요금 명세를 확인해 보니 서산∼서서울 고속도로 이용 통행료가 과다 청구돼서다. 서서울 요금소에서 충남 서산까지 이동한 구간은 통행료(5100원)가 제대로 부과됐는데 이틀 뒤 서산에서 서서울 요금소로 이동한 구간에선 원래 통행료보다 1500원이 더 청구된 것이다. A 씨는 한국도로공사에 항의해 잘못 청구된 금액을 돌려받기로 했다.
15일 더불어민주당 이후삼 의원이 한국도로공사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5년부터 올해 8월까지 하이패스 오작동에 따른 통행료 과다 납부 건수는 총 3만8935건(금액 기준 2억7471만 원)으로 집계됐다. A 씨처럼 자신이 오류를 발견해 신고하거나 도로공사가 자체 파악한 경우를 합친 것이다.
통행료 과다 납부 건수는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고, 특히 지난해부터 급증했다. 2017년 1만2862건으로 전년 대비 411% 늘었다.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과다 납부된 건수도 2만1428건으로 이미 지난해 연간 건수를 넘어섰다.
반면 과다 징수된 통행료에 대한 환불은 더디게 처리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과다 납부된 통행료 2억7471만 원 중 환불 처리가 완료된 건 1억772만 원으로 전체의 39%에 불과했다.
도로공사 측은 민자도로 경유지점이 2016년 6개에서 현재 16개로 늘면서 단말기 통신 이상이 증가했다고 해명했다. 또 단차로형 하이패스 구간이 속도를 줄일 필요가 없는 다차로형으로 점차 바뀜에 따라 단말기가 차량 통행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측면도 있다. 단말기 노후화도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됐다.
한편 2016년 11월 도입된 고속도로 무정차 통행료 납부시스템인 원톨링 시스템(최종 출구에서 일괄 납부)의 오작동 건수도 올해 7월까지 28만9508건으로 집계됐다. 이 의원은 “이용자 피해가 큰 만큼 도로공사는 스마트톨링 시스템 도입에 앞서 현재 운영 중인 시스템 오작동 문제부터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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